슬로우러닝 1일 차

1t의 생각보다 1g의 실천

by 사랑니

1t의 생각보다 1g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했다.

슬로우 러닝의 장점을 주위에 읊어대며 나도 곧 시작할 거라고 떠들고 다닌 지가 서너 달은 지난 것 같다.

나의 휴대폰에는 끊임없이 슬로 러닝에 대한 알람이 울려대고 한번 검색으로 시작된 알고리즘의 반복으로

슬로우 러닝에 대한 정보들이 계속 올라오고는 한다.

내일 아침에는 '꼭 새벽에 일어나 나갈 거야'라고 결심하고 잠들지만 아침에는 어느새 저녁으로 슬며시

미루어 놓는 날들을 반복하면서 서너 달을 훌쩍 보냈다.

하기야 내가 해보기로 결심하고 뒤로 미루어 놓은 일들이 슬로우 러닝뿐이겠는가.


글을 써 보기로 결심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입문한 이 브런치도 몇 편의 글을 올리고 나서는 두해나 훌쩍

지나버렸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생각들이 지키지 못한 약속처럼 내 마음에 부담이 되어 쌓여가지만 한번 덮인 노트북의 뚜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글쓰기에 대한 나의 사랑이 식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 늘 내 마음속에는 글쓰기에 대한 보이지

않는 갈망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갈망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 글쓰기의 방해꾼을 만나고는 한다.

멋있는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의 마음이 가장 큰 방해꾼이다.

그래서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시작할 거야'. 하는 작은 결심으로 글쓰기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는 것 같다.

오은영 박사님이 그랬던가.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게으름을 만든다고 했지.

잘 쓰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이 선뜻 글쓰기를 하지 못하고 뒤로 미루기만 하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 같다.


주말이라 이른 저녁을 먹고 식탁에 앉아 있는데 문득 1t의 생각보다 1g의 실천이라는 말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생일선물로 딸이 보내온 러닝화 끈을 조여매고 현관문을 나섰다.

휴대폰에 40분 타임을 맞추고 한발 한발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달리기 시작하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떠 오르기 시작한다.

'아, 슬로러닝 1일 차로 오늘 글을 하나 써야겠다'.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지나간다.

40분의 달리기를 마치고 시원한 샤워를 끝낸 후에 드디어 나는 노트북의 뚜껑을 열었다.

내 손끝에서 느껴지는 산뜻한 자판 글자들의 느낌이 좋다.

역시 많은 생각보다 하나라도 작은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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