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관심이 많은 저는, 사물이든 현상이든 모두 인간을 중심으로 얽혀있다고 봅니다. 요동도 안하는 물건에 의미를 넣고 해석하는 것도 인간이죠. 뭔들 못할까요.
아무튼, 삼라만상에는 교류가 흐릅니다. 내 머리를 남이 들여다볼 수 있다 해도 삼라만상에 대한 수만가지의 흐름을 읽어내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남이 알아서 해석해주길 바라기보다는 내 의식의 흐름을 만천하..까진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들에게 시시때때로 전할 필요가 있어요. 조화롭게 살아가려면 말이죠. 마음을 전하는 쪽지 한 장, 오늘은 나를 둘러싼 일상을 무대로 연말 시상식을 개최해 마음을 선보이겠습니다.
(시상이니까 삼라만상을 갖다 쓴거 빨리 알아채주세요.)
2024년 청유네 연말 시상식
※ 상장의 사유들은 실제사건(?)과 창작소재가 섞여있습니다.
※ 사진엔 없지만 상장 이름과 내용 사이에 받을 사람의 이름을 적어야해요.
집중력이 약한 아들에게 난이도 최하의 건담 프라모델을 선물했다. 완성 직후 동생의 장난감이 되어 산산조각 났으나, 너무 쉽게 끝내서 그다지 미련이 없던 아들은 다음 건담으로 PG 사이즈와 장식장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그건 못사줄테지만 핸드폰 게임에서 벗어난 이 재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성취감 용도의 상장을 제작했다.
맛이 없으면 없는대로 자신만의 흡입법을 통해 먹는 재주를 부리는 둘째 딸, 어딜 가나 사랑받는 "잘 먹는 애"이다. 잘 먹는게 제일 예쁘지 않은가. 예쁜 아이에겐 치킨 하나 더 주는 법. 때로는 나에게 평생소장각 초간단 레시피를 추천해주어 주방의 일상이 한껏 윤택해졌다. 그녀로부터 날아오는 레시피 덕분에 틱톡을 깔았다.
난생처음 백점을 맞은 고등어 큰 딸은 본인조차 이 사실이 믿기 어려워 교내 상담실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나는 내가 손수 제작한 부적의 효능이라고 우겼지만 사실 딸의 노력이 계단오르기처럼 묵묵했다는 걸 알기에 대견하고 기분이 좋았다. 최근에는 가고자 하는 대학이 (드디어) 생겨 열의와 조급함이 동시에 찾아왔다. 이 또한 잘 헤쳐나가길, 오르막 끝에서 항상 응원하는 바이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뭐 어쩌라고,라는 현대어린이들의 태세 속에서 기특함 추가.
사실 대회는 아니고 국기원 승급심사가 있는데 실력이 한참 모자라다는 냉정한 선배(누나) 덕에 밤마다 긴장이 쏟아지는 것 같다. (낮에는 게임하느라 까먹고 있음)
또래보다 왜소하고 가벼워 뒤공중 날려차기를 잘할 거라고 응원하며 다독였지만 그딴건 승급심사에 없다고 짜증을 낸다. 그리고 작다고 놀리지 말란다. 미안하다.
나는 딱히 우상이 있진 않은데 명명이 비슷해서인지 얼마 전 아빠가 된 우성씨가 생각난다.(아무말)
우상까지는 아니어도 글로써 목적하는 추구미가 있고, 글씨 상업화를 이룬 롤모델이 있다. 꼭 그리 되리라 다짐해본다.
상장 <너와함께한이세상>과 <나의우상>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내가 많이 의지하는 분께 드리면 좋을 것 같다.
옷이 차고 넘치는데도 입을 옷이 없는 10대 딸들. 옷은 거들뿐 본인 자체의 아름다움을 믿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일 것이다. 경제적, 환경적 이유로 원하는대로 사입을 수 없다는 건 딸들도 알고 있지만, 이 불평불만을 해학으로 소거해 웃음 짓게 하고 싶다. 다음 쇼핑 땐 좀 더 신중하게 골라보길.
사실은 착한데 평소 인상 쓴 표정과 심한 낯가림 때문에 성격이 안좋기로 (헛)소문난 친구라, 억울한 부분이 많겠지만 조금은 말이란 걸 해봤으면 한다는.....
그만 좀 주서와
엄마를 도와주고 있으니 딱히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난감할 때가 더러 있다. 주워온 쓰레기는 예쁜 쓰레기가 되어 다음주 다시 배출되지만 새로운 쓰레기로 다시 채워진다는 맹점이 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엄마를 도와주었다는 것을 높이 치하하겠다.
재미로 상장 만드는 딸맘입니다.
거두절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상 되시겠다.
옛날에 빵상 여사님이란 분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너입어에 검색해보니 아직도 있다. 빵상깨랑까랑 노래가 돌 때쯤 나는 신혼집에 적응하고 있느라 우주창조의 신에는 관심이 없었다. 상장 <빵상>은 그 빵상은 아니고요.. 라임 따왔으니 출처를 밝혀봤다.
막내 왔다. 스티커 다나와.
우리 겸동이 상 받으까여? 아이 차캐^^* (급격한 온도차)
더 남았지만 귀찮으니 내버려두는 현상
그리고
당연히
우리 작가님들께 드리는 상장도 있습니다.
*아르마딜로아님주의*
제 연재북에 놀러와주신 작가님들께는
크루아상을 수여합니다.ㅎ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저의 글방에 찾아와 주신 작가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요. 제가 건네는 소박한 글이 여러분의 여정에 작은 빛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하루하루의 평범한 순간들이 모여 한 해라는 이름의 책장을 덮고, 그 사이에서 여러분과 나눈 이야기들이 소곤거리며 숨쉰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집니다.
작가님의 세상 속 풍경은 제 삶에도 빛과 그늘이 되어주었고 때로는 조용히 손잡아주기도 했어요. 섬세한 문장 속에서 경의를 느끼고 감동을 받고 때론 희망을 보고 안타까움에 한숨 쉬기도 했네요. 이토록 천방지축인 세상만사가 연말이란 이름에게 포근히 안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지나온 시간을 토닥거리며 격려해줄 시간을 가져봐야겠죠.
다가올 새해에는 우리의 글과 마음이 더 깊이 있는 울림이 되어 나눌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모든 순간에 감사드리며, 소중하고 의미 있는 연말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