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맘정산: 2024년의 내 마음 니 마음이 어땠는지 정산해보고 13월의 마음을 받거나 떼이는 일.
이게 왜 나오는지는 정독하다보면 알수있음
제가ㅎㅎ
연말 가지고 또 몇 번째 우려먹는지 모르겠습니다만!!ㅎㅎ 제 주변이 요새 그러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애들은 시험도 끝나서는 학교에서 영화만 본다하고, 남편은 12월 지인 결혼식이 무슨 6건이나 있어요. 의장님이 송년회도 하라 그랬대잖아요?(선택적 말잘들음)
다음 주 며칠간은 시어머님이 연말을 맞아 저희 집에 머무르신대요.
그리고 친정 쪽 총무를 맡은 제게 송년회+신년회+제사+엄마생신=합동모임 안하냐고 가족들이 물어와서, 마음속이 연말행사들로붕 떠있는 상태네요.
주저리주저리 사담이었습니다. 아무튼.
올해가 열흘정도밖에 안남았으니 작심삼일이라 치면 세 가지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죠.(기적의 논리) 연맘정산 안하셨다면 아직은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하면 되니까요. 세 가지 목표를 연맘정산에 다갖다 쓰시면 됩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
내가 자주 듣는 말
예전에 아들이 어느 상담소에서 썼던 활동지예요.
글씨 쓰는 엄마의 아들 맞습니다... 못알아보시는 거 정상입니다. 애쓰지 마세요..
대체 누가 우리아들한테 바보 멍청이라고 한거야??? 이 *$#@^%#같은 넘들이!!
라는 화도 잠시..
조언이랍시고 했던 내 말들이 한낱 잔소리였던 것, 그리고 무척이나 칭찬을 갈구하던 아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었죠. 나 칭찬 많이 했는데?라고 하면 안돼요. 애가 못느꼈으면 안한겁니다.ㅠㅠ
이 때는 아들의 마음을 읽는 데에 여념이 없던 때라 다른 건 생각을 못했었는데요, 거의 2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 갑자기 이 활동이 생각났어요. 이번 일년 동안 내가 많이 들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내가 들었던 말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얻을 수 있고, 내가 듣고 싶은 말에서는 목표와 도전을 꿈꿀 수 있죠.
그래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자신의 잘한 점을 칭찬하고 잘못한 점을 뉘우쳐 더 좋은 2025년을 다짐할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 트리에 기록지를 달아봤어요.
2024년에게 남긴 방명록
"잘 다녀갑니다."
이 벽트리는 작년에 제가 아파트 상가에서 커피 마시던 중 바깥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경비아저씨를 보고 달려나가 주섬주섬 가지모으기를 도와드리며 훔쳐와 만든 <안하는것보단낫겠지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올해도 꺼내서 겨우 꼬아놨더니 전구가 고장나있네요. 흐흐..
작가님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세우셨나요?ㅎ 트리에 메모나 쪽지를 달아보세요. 소품보다 더 빛나는 의미있는 장식이 될 거예요.
찐솔직은 <제일 듣기 싫었던 말> 이 아닐까. 가족들이 적는 걸 잘 참고해서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제가 개시했으니 제일 먼저 써봤습니다.
막상 쓰려니 뭘 적어야 할지 머뭇거리게 되더라구요. 남편이나 아이들도 단숨에 써내려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자연스레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겠죠. 어떤 글들을 써넣을지 기다려집니다~
가족들과의 연말 모임에서 롤링페이퍼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주제를 정해 각자의 생각을 돌아가며 적어보는 거죠. 그렇게 2024년의 방명록을 만들어보세요. 서로간의 마음을 알게 되고 내년에는 더 다정한 사람이, 또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을거라 믿어요.
저는 <올해의 반성>, <올해 제일 듣기 싫었던 말>, <내년에 자주 듣고 싶은 말>, <올해 내가 정말 잘한 것>, <내년 목표> 이렇게 다섯가지를 걸었는데, 가장 감사했던 일, 가장 미안했던 일 또는 행복했던, 즐거웠던, 기억에 남는 일 등도 좋을 것 같네요. 연인분들께선 올해 가장 사랑한 사람, 내년에 가장 사랑할 사람을 적어보며 희희낙락 하시던가요.쳇!
정리되는 2024년
쌓아갈 2025년
나쁜예: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도전들로 설계해보겠다.
예전 어느 글에서 제가 글씨를 배우는 과정을 간략히 말씀드렸었어요.
처음엔 글씨가 읽히기만 하면 되지 예쁘고 미워봐야 무슨 차이인가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목적이야 어쨌든 글씨를 쓰고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 행복이 제가 몇 년간 계속해서 손글씨를 써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사실은 지금도 글씨가 예뻐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은 마음에 이제 그만 쓸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이따금씩 손글씨에 힐링한다는 감상평을 보고 정진을 이어가야겠다 다짐한답니다 :)
올해 저의 목표도 이렇게 키워온 재주로 어떠한 성과를 이루는 것이었어요. 중간중간 공모전도 참여하고 상도 째끔 받았지만, 사실 저는 더 원대한 꿈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만ㅎ 올해를 돌아봄으로써 그 목표가 마냥 허무맹랑하진 않다는 것과 더 섬세하고 질긴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일년의 회고를 통해 내년의 목표를 좀더 현실적으로 그릴 수 있었달까요.
Quiz. OO은 무엇일까요?
자~ 여기서 본인 연식 나오시죠?
나도 모르게 리듬 타신 분 손드세요. 풉
책장에 못보던(?) 다이어리가 있는 거예요. 아니, 분명 작년에 연말선물로 받았던 것인데.. 못보던 거라니.. 제가 참 한심하더라고요ㅎㅎ 이 다이어리를 받았을 때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나로서 정말 알뜰하고 정성스럽게 일년을 살겠노라'고 다짐하며 책장에 고이 꽂았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 새것 상태 그대로 발견된 다이어리에서 서운함과 실망이 흘러나옵니다.ㅠㅠ 이렇게 가만히앉아 나를 얼마나 기다렸니, 그렇지만 그냥 보내야 할 때가 돼버렸어.. 정말 미안해 2024..
이렇게 한 번을 만나지 못하고 이별의 노래를 불러봅니다...
OO의 정답은 도전일까요, 목표일까요, 아니면 과정? 다짐? 생각? (열린 결말ㅎ)
이처럼 잡을 수 없는 시간 앞에서 우리가 할일은 기록입니다.
아직 올해의 발자국을 남기지 못하셨다면, 연맘정산의 기록 꼭 하셔서 환급금 받아가시길 바래요.ㅎ
마치는 글
쪽지 연재를 완전히 마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음, 저는 사실 글을 배우고 쓰고 싶은데 자꾸 글씨가 주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조금씩 들었거든요. 하필 또 연말이잖아요. 많은 고민이 오고가죠. 하지만 변치않을 건, 어떻게 돼도 정성을 다할 것이란 겁니다. 물론, 지나온 글들이 한없이 추하거나 작고, 미래의 내가 지금의 글을 보려거든 너무 작아 돋보기가 있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사이에서도 감사의 순간을 되새겨보고 있어요. 일상의 쪽지들이 홀로의 성찰에 그칠 게 아니라 온 세상에서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이 유토피아의 서원이 아닐까 합니다. 저의 글들로 긴밀한 결속이 이뤄졌다면 다가올 새해의 문은 한층 밝고 넓게 열릴 거예요.
아무튼!
2024년의 마지막 장에 진심을 담아 방명록을 남겨봅시다. 그렇게 우리는 2025년의 서막을 열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는 기록과 나눔의 시간이 우리를 한층 성숙한 존재로, 더 따뜻한 공동체로 이끌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리고 다음 1년간 맞이해야 할 정체모를 풍파를 어떻게 견뎌낼지, 보다 슬기로워진 여러분을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