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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기념>'그녀의 향수' 전문 공개

낭랑18세를 위한 한 권 한정판

by 청유 Dec 27. 2024

저는 네 아이의 엄마예요.

네 아이를 키울 때 가장 먼저 우대를 받는 건 큰 아이죠.

용돈을 올려줘야겠다고 생각이 들 때 가장 많은 폭의 인상을 하는 것도 큰 아이입니다.

하지만 또

가장 먼저 오류와 모순의 피해를 받는 것도 큰 아이예요.


2009년 신기방기한 한글나라라는 학습지 광고에서는 24개월부터 한글공부를 시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믿은 전, 아이가 24개월이 되면서부터 되지도 않을 공부를 미친듯이 시켰더랬죠. 내 과거를 아이로부터 복원하고자 했던 마음을 깨달았고, 시간이 흘러 셋째에겐 학교에 들어갈 때쯤이 돼서야 한글을 가르쳤습니다.


큰 아이는 선례를 남깁니다.

좋은 예가 되면 좋지만 때로는 나쁜 예로 남아 본의아니게 '연습용'이 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런저런 것들이 쌓여 큰 아이에 대한 애정은 조금 특별한 것 같습니다. 애정이라 쓰지만 애증이 되기도 하고 애환이 될 수도 있어요.


<출간기념>이라고 해놓고 큰 아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네요.


초보엄마의 육아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받으며 커왔던 큰 아이가 곧 고등학교 2학년생이 됩니다. 거적때기를 걸쳐도 빛이 나는 완연한 여고생에게, 18세를 맞이하는 시점을 기념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어요.



딸을 위해 만든

세상에서 단 한 권뿐인 책

그녀의 향수


최근 딸의 모습에서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닌, 꿈을 위한 공부를 시작하려는 게 보였어요.

대화의 주제가 성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목표대학이나 전공을 위한 커트라인을 언급하며 기준을 정하더라고요. 하지만 꿈이 있기 전에 너무 오래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자책이 크게 있었어요. 성인이 되기 불과 2년 남았다는 이유로 벌써 포기를 운운하는 걸 보자니 안타까움이 들었어요.

그래서 인생의 선배로서 엄마로서 힘을 줄 방법을 고민하다,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는 '책'으로 엮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오해(?)하셨던 그 출간은 아니어서 죄송합니다.ㅎ


딸을 생각하며 만든 세상 유일 포켓북

<그녀의 향수> 전문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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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가 있어요.

잘못 들어서면 되돌아가기도 해요.

중요한 건, 그 길을 분명 밟아왔다는 겁니다.


비단향꽃무는 역경들을 양분으로 삼고 꿋꿋이 버텨 햇살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언제나 기회는 있죠. 하지만 영원히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아요.

눈을 뜨면 기회는 있습니다. 이제 눈을 뜬 딸에게는 사방 천지 기회들이 널려있을 거예요. 지나온 후회가 발목을 잡도록 놔둘만큼 제 딸이 약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눈을 떴다면 고개를 들어 활짝 핀 비단향꽃무를 목격할 수 있길 바라는 거예요.



'글라라'라는 이름은 제 세례명이에요.

저 글라라가 제 이야기라는 건 아닌데요, 뭐 꼭 아닌건 아니고요.(??)

아무튼

글라라는 자신을 패배자로 여기며 우울함에 빠져 살았지만, 실패했다 여긴 개화를 목격하고 다시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심지어 나날이 비단향꽃무의 진한 향기를 내기 시작했죠.

비긴은 시작이에요. begin. 두 번밖에 등장하지 않아 몹시 서운하겠지만 시작 뒤에 이어지는 것들이 꼭 아름답지만은 않을 것이고, 아름다워졌다 하여 끝나지도 않을 것이기에 두 번 등장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메이킹 필름


전 그림을 못그려요.

문화센터나 공방을 전전하며 배워보려고 노력해 봤는데, 영 생각처럼 안돼요. 그래서 그냥 되는대로 합니다. 저게 최선이에요. 이 실력으로 포켓북은 또 세 번째나 만들었어요. 아들의 상담선생님께, 수녀님께, 이번엔 따님께ㅎㅎ


이처럼 마음을 동화처럼 풀어내면 편지로 전하기 힘든 메세지를 전할 수 있어요. 할 수 있으니 힘내라는 2D 스타일의 응원에, 이야기의 감동을 얹어 3D로, 눈물이라도 찔끔 흘려준다면 4D로 발전(?)시킬 수 있죠. 그런데 큰 딸이 미래의 미대생이라서요. 그림 보고 푸헷 웃을지도 몰라요.


몰래 해야 해서 다 자는 밤에 했어요.몰래 해야 해서 다 자는 밤에 했어요.


제작과정

시놉시스나 콘티는 건너뜁니다. (극P)

하다가 이상하면 다시 새로 하는 편입니다.

지우개도 열일합니다.


1. 종이를 자른다.

2. 연필로 쓰고 그린다.

3. 젤펜으로 덧그리고 연필자국을 지운다.

4. 색칠한다.

5. 포켓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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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밑그림 위에 젤펜으로 다시 그린 과정이에요.

꽤 긴장돼요. 선이 엇나갈까봐요.

다시 하려면 세상귀찮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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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돌돌이색연필.

마시멜로로 협상하면서 어렵게 공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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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자국을 지우고 색칠을 합니다.

연필형 색연필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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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다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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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에서 사왔습니다.

노란색으로 결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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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앨범처럼 되어있어요.

앞뒷면에 따로따로 넣을 수 있어서 책 한 장에 종이 두 장 필요해요. 앞면 한 장, 뒷면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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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렇게 넣어요.

그냥 수첩으로 할 껄 그랬나봐요.

틀리면 그냥 그 장을 찢어내면 되잖아요.

여러분은 수첩으로 하세요. 장수가 많은 걸로 사세요. 생각보다 찢을 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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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넣었는데 포켓이 몇 장 남았어요.

신사임당 사진을 넣을까 하다가 말았어요. 제 편지가 순식간에 잊혀질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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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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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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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이상하게 그려놨다고 싫어하진 않을까요?ㅎ

근데 저도 사실 저렇게 파마머리는 아니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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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연말시상식 샘플상장들을 기억하시나요?

(연말시상식 정보)

크리스마스날 실제 수여된 딸의 상 중 하나입니다.

상금이 있어야 좋았겠지만, 내년 용돈인상분을 확보해놔야 해서 상장만 건넸거든요. 받는 사람들은 오로지 기뻐만 했는데, 주는 제가 오히려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이번 포켓북은 말일에 줄 거고, 다음날 바로 인상된 용돈을 처음 입금하는 날이니 괜찮을 것 같아요.ㅋㅋㅋ


학기말이라 학교에서도 무료하고, 날이 추우니 바깥일상도 제한적이라 연말연시의 마음가짐이 소원하게 되는데요, 제 선물들이 자칫 안주하게 되는 일상의 작은 활력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야기가 물 흐르듯 흐르실 우리 작가님들도, 진심의 마음을 동화처럼 전개해 나가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책으로 태어나는, 너를 향한 나의 마음.

멋지지 않나요? 연말연시를 맞이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세상 단 한 권뿐인 마음'을 전해보시면 어떨까요. 자리 잡고 앉아 펜 들어보면 막상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올해 마지막 연재글인데, 이미 여러 번의 연말스페셜을 진행했기에 거창한 인사는 넘어가겠습니다. 올해 모두 수고 많으셨고,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길 바라며 행복과 행운이 골고루 버무려진 맛깔나는 신년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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