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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Apr 17. 2023

부족함을 알아야 채우려 한다.

태도가 전부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태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남편과 일치하는 생각이다. 


아침 출근길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태도를 가르칠까에 대해 4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세이노의 가르침에 빠져 있는 남편은 그의 ‘독함’에 꽂혀있었다.      

“사람은 독한 면이 있어야 해.”

“인정해.”

‘그런데 그걸 어떻게 가르치냐.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속으로 삼킨 말이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순전히 부모의 몫이 된다. 

그나마 세상이 좋아져서 학원들이 그 몫을 나누어 가졌다. 부모의 돈으로 역할을 나누어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학원에서는 기술적인 면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까지 가르치지는 못한다. 길어봤자 하루 2시간 머무는 곳에서 기술과 태도를 한 번에 가르친다는 것은 무리이다. 

아이의 태도와 정서적인 면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가장 어렵고 힘든 교육이다. 

재력으로 지식과 기술은 많이 넣어주었는데 태도를 가르쳐 주지 못해 성장한 뒤에 문제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태도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어떻게 접근하고 알려주어야 할지는 참으로 난감하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독함’을 가르칠 수 있겠냐는 질문은 결국 ‘결핍’으로 종결되었다. 

아이들에게 ‘결핍’이 필요하다. 

부족함이 없어서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원하는 것을 알 시간조차 없다. 

주변을 보면 원하기도 전에 채워지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결핍을 느끼기 힘들다. 

원한다는 것은 부족함을 인지함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남편이 늘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다 해주려 하지 말아요.”

알겠다고 대답은 하지만 결국 곳곳에 내 손이 먼저 닿아있다. 

어릴 때 많은 결핍을 겪은 사람의 부작용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결핍도 적당해야 한다. 

내 아이들에게는 나와 같은 결핍의 경험을 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 대부분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좋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좋은 것을 입히고 먹히고, 그리고 내 힘이 닿는 한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 말이다. 

결핍도 적당해야 긍정적으로 승화된다.      


결핍이란 단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물질적 결핍, 감정적 결핍, 교육적 결핍 등등. 그러나 어떤 결핍이든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나친 결핍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도 있지만 적당한 결핍은 아이들을 꿈꾸게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결핍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물질적 결핍이 있다면, 아이들은 물질적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이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감정적 결핍도 비슷한 결과가 예상된다. 아이들은 이를 보완하고자 더욱 노력하게 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단편적으로 예를 들어서 모순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래왔다. 더욱 강인한 정신력과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교육적으로도 약간의 부족함이 있어야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생길 것 같다. 배우고 싶은 의지가 생기기도 전에 배워야 할 것들로 넘쳐나고 있어 아이들은 버겁다.      


부족함이 있다는 것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남편이 바라는 그 ‘독함’은 어쩌면 결핍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이들에게 적당한 결핍감을 알려주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앞으로 계속되는 우리 부부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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