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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Oct 13. 2023

이 또한 감사한 신호

카스테라를 뜯어먹다가 목이 메인다. 

컥컥컥

‘넘 급하게 먹었나.’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나이 들면 침도 잘 나오지 않아서 마른 음식 먹기 힘들어.”

그러고 보니, 최근에 삶은 계란, 식빵 한 조각도 물 없이 먹기 힘들어졌다. 


이렇게 나이들어감을 알아차린다. 

내친김에 나이가 들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인터넷을 찾아본다. 

있다.

구강건조증이란다. 

구강만이 아니라 피부, 코, 안구 등등에 건조함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피부, 코, 눈 등 우리 몸 전체가 물을 원하는 그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구강건조증, 그것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나에게 보내는 하나의 메시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한 단계를 넘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젊었을 때는 모르던 감각기관들의 불편함이 이제는 너 자신을 더 들여다보고 애정을 가지라고 하는 신호말이다. 


물도 자주 마시고, 피부에도 로션으로 잘 관리를 하고, 그렇게 너를 더 아끼면 살아가라고 알려준다. 

나이가 들면서의 건조함은, 나에게 삶의 리듬을 조절하라는 음악의 박자와도 같다. 그 박자에 맞춰 나는 삶의 템포를 늦추고, 더 깊고 자세히 내 안을 바라보게 한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건조함, 다르게 생각하면 그것 또한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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