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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Jan 26. 2024

닭들은 축구를 싫어해

        

저녁 퇴근길에 급하게 전화벨이 울린다. 남편이다.

“저녁에 축구 있는데, 치킨 시켜먹을까?”

“응, 그래요.”

전화를 끊고 아름답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닭들은 축구가 정말 싫겠다.’     



한국에서 한국 출전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은 특별하다. 거리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날이다. 그런데 이러한 열정의 뒤편에 무심코 지나치는 소소한 풍경들이 있다. 축구와 치킨. 

경기가 있는 날에는 몇 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치킨집 전화통에 불이 난다. 어떤 날은 주문이 밀려 전화기를 내려놓는 가게도 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 사람들은 자연스레 치킨을 떠올린다. 어떤 문화적 배경이 있었지는 조사해보지 않았다. 거기까지 하면 너무 깊이 빠져버릴까봐.

TV 앞에 모여 경기의 승패에 함성을 지르며, 바삭하고 고소한 치킨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며, 시원한 맥주를 벌컥 들이킨다. 이 순간, 치킨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승리의 기쁨이나 아쉬운 패배의 위로를 상징하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의 이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을까? 잠시 상상해보았다. 닭들의 시선을 말이다. 그들은 조금 씁쓸하고 아이러니할 것입니다. 축구와 닭의 관계에서 말이다.      

"오늘은 또 그 날이구나." 닭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어쩌면 이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 닭들은 자신들이 누군가의 축제의 일부가 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들에게 이날은 기쁨과 즐거움의 상징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의 상징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닭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 상황을 극복하려 할 것이다. 혹은 조용히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삶을 묵묵히 살아가기도 할것이다.     

생각의 흐름이 흘러 이런 생각마저 든다. 이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단순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즐기는 소소한 것들 뒤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와 치킨, 이 둘 사이에 숨겨진 이야기처럼 말이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가 누리는 편안함과 즐거움이 다른 존재들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음을 잊곤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잊혀진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겠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했다.     


이 작은 상상이 단순히 축구 경기의 날 치킨을 먹는 문화를 넘어서, 우리의 일상 속 숨겨진 이야기들에 대한 성찰을 제안해본다.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축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삶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결국 치킨은 시키지 않았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닭들은 축구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결국, 주문의 손가락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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