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흘러간다.
서로를 바라보다가, 곁에 머물다, 때로는 스치듯 지나간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조금씩 받아들인다.
인연을 꼭 붙잡아야만 진심이라고 믿었다.
멀어지면 섭섭했고, 잊혀지면 슬프다.
지금은 안다.
모든 관계가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누군가는 머무르고, 누군가는 지나가고,
또 누군가는 멀리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억지로 막거나 되돌리려 하면,
물은 탁해지고, 마음도 혼탁해진다.
그냥 흘려보내면 된다.
사람과의 인연은
모든 것이 내 안 어딘가에 고요히 쌓여있다.
살아보니, 관계는 의무가 아니었다.
내가 나일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사람,
서로의 틈을 인정해주는 사람,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 곁에 남을 것이다.
흘러가는 관계를 두려워하지 마라.
흘러간다는 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더 넓은 강을 만나러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