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간다.
때로는 맞추고, 때로는 물러서고, 또 때로는 내 생각을 고집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관계를 맺으며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과연 나답게 살고 있는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참으로 묘하다.
친해지려면 닮아야 하고, 멀어지지 않으려면 달라야 한다.
너무 똑같으면 지루해지고, 너무 다르면 피곤해진다.
그래서 나는 '유연함'이라는 단어를 곱씹는다.
물처럼, 바람처럼, 때로는 머물고, 때로는 흘러가며.
관계는 흘러간다.
예전에는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나의 생각이 옳다고 믿었다.
다른 이들보다 더 옳바른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생각했다. 더 합리적이라 여겼고, 때로는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굳은 마음은 다른 이의 마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유연하다는 것은 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보는 힘이다.
유연한 시선은 모든 갈등의 결을 부드럽게 바꾼다.
누군가의 말이 서운했을 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라는 질문보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이런 관계 속에서 내가 잊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나답게 살아가는 삶이다.
유연하되 무르지 않고,
다정하되 나를 잃지 않는 것.
어울리되 휩쓸리지 않는 것.
나답게 산다는 것은 때로 사람들과의 속도와는 다르게 걷는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이다.
나의 생각과 말, 감정을 있는그대로 마주하는 용기다.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단순한 삶은 덜가지기부터 시작하여 더 명확하게 살아가기 위함이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구분하고,
많은 말 대신 필요한 말을 하고,
무엇보다 마음의 짐을 줄이며
불필요한 관계도 맺지 않는다.
애써 꾸미지 않아도 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나답게 살아가는 길.
요즘 나는 누군가를 설득하려 애쓰기보다,
그저 내 자리를 조용히 지킨다.
관계를 맺되 집착하지 않고,
받되 기대하지 않고,
보되 비교하지 않는다.
살아가다보니 이렇게 사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