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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Sep 20. 2022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수업중 느닷없이 물어온다. 

"선생님, 꿈이 뭐에요?"

"어? 음...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사실 꿈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이리저리 궁리해보았다.

 '이거다' 라고 명사형으로 표현하기가 힘든 일이어서다. 

"그럼 선생님은 저희 처럼 초등학생 때 꿈이 뭐였어요?"

"나? 정확히 너희만할 때 수업 시간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어."

"아? 그래요? 우리 아빠도 대통령이라고 했다는데요."

"그랬구나. 아빠의 꿈을 응원한다. 꼭 꿈을 이루시라고 전해드려."

"네~~."


대통령이 꿈이었던 어린 시절은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이 난다.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깨닫기 시작한 건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어느새 잊혀진 꿈이 되었다. 중학교를 다닐 무렵에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 한 건물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토탈패션 건물 사장이 되는 걸 꿈꿨다. 당시 장사를 하던 아버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이 없어서 무조건 장사를 해야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좁은 시골 동네라 보이는 게 꿈의 크기였다. 그나마 5층 건물의 사장이 되겠다고 한 건 내 틀안에서는 원대한 꿈이었다. 

고등학교를 진학할 무렵, 아마도 연예인을 꿈꿨던 것 같다. 인물이 뛰어나서가 아니고 내안에 잠재되어 있던 개그본능으로 개그맨이 되고 싶었던 듯 하다. 유일하게 보는 프로는 개그프로그램. 어릴 때도 텔레비전 보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 않았던 듯한데 개그프로그램은 빼놓지 않고 보았다. 새로운 유행어가 나오면 친구들 앞에서 흉내내며 개그맨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 속에서 행복해했다.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작은 가게 사장님, 혹은 어부들. 


'꿈은 머리속으로만 그리면 한갓 낮잠에 불과하다.'

텔레비전 속에 보이는 세상의 크기는 큰데 내가 있는 곳은 인구 10만이 채 되지 않은 작은 바닷가마을. 그걸 깨닫고 나서 이곳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멀어봤자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한동네 사람들 마을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을 봐야한다. 그래야 정해진 미래의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부터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는가?'

이게 내가 꾸던 꿈인가? 꿈이 내가 된 것인가? 

꿈 속의 나비가 장자였는지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구분되지 않는 호접몽의 이야기처럼 내꿈도 어느덧 그렇게 되었다. 내가 꿈꿔오던 꿈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서른 초반의 어느 날. 더이상 꿈에 대해 말하지 않는 모습을 발견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꿈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것을 느끼고 나서 부터인 듯 하다. 

생각이 자라듯 꿈도 자라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한가지 목표를 오랫동안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나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늘 그때는 맞다고 생각되어지던 것이 훗날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 다수 있다. 꿈도 마찬가지다. 그때 처한 환경과 보이는 것이 내 꿈의 모습. 

나에게 꿈은 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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