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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Oct 28. 2022

한자를 공부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우선, 한자와 한문은 다릅니다. 말그대로 글자와 문장의 차이라고 쉽게 설명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 한문 많이들 배우셨죠. 그때 한문을 배웠기에 한자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던 분들 많으셨을 것 같아요. 가볍게 ‘한,자’ 그것도 교육과정에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필수글자 1200개에서 1800개 정도만을 목표로 해서 배울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중학교 때 한문 수업으로 인해 한자를 좋아하게된 몇 안되는 학생 중 하나입니다. 한자 하나에 여러 가지 뜻이 있었던 것도 신기했고, 모양을 본떠서, 혹은 의미로 만든 글자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음과 훈, 그러니깐 뜻과 의미가 다른 것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한자를 좋아한 것은 역사학과에 들어가서 더 빛을 보게 되었는데요. 전공서적을 읽거나 조선왕조실록원본을 읽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자, 더 나아가 한문을 필수로 공부해야했습니다. 

중학교 때 좋아했던 수준으로는 따라갈 수는 없어서 새롭게 한자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했었던 방법을 살짝 말씀드리면, 저의 경우는 상용한자 1800자 교본이라는 것을 5권샀습니다. 같은 책으로요. 그걸 계속 따라 썼습니다. 아침 시작의 루틴으로 정해두고 하루가 시작되면 무조건 2페이지씩을 썼습니다. 한페 이지에 10자 정도가 있었는데요. 그렇게 하루에 20자 정도씩을 꾸준히 외웠습니다. 같은 책을 5번을 쓰고 나니 어느 정도 1800자가 머릿속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학습으로 지금까지 한자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자를 공부하고 나서는 중국어와 일본어에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요. 확실히 한자를 먼저 공부해서인지 한자어로 된 외국어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약자체로 된 일본어한자와 중국어한자는 한국과는 차이는 있었지만 기본 뼈대를 알고 있으니 이해하는데 수월했습니다.      

요즘에는 생각잡스유진이라는 부캐로 한 두 문장의 생각을 적어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음의 단어라도 한자를 바꿈으로써 의미가 달라지는 어휘가 꽤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잡스의 시작은 한자어의 변화로 의미를 부가시키거나 살짝 다르게 해석하는 것부터였습니다.      

책을 읽거나 할 때도 한자의 도움이 매우 큽니다. 한자의 의미를 생각하며 글을 읽기 되니 의미 해석이 더욱 풍성해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자가 문해력의 밑바탕이 된다고도 하지요. 

한자를 조금 잘 하는 정도인데 제가 느낀 장점은 여러 가지였습니다. 

한동안 한자교육을 폐지했다가 다시 부활되었잖아요. 한국어의 70프로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어를 무시하고 순수 한글만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이 무모했다고 판단됩니다. 한자가 중국에서 유래되었기는 하지만, 지금의 한국의 한자와 일본의 한자는 명백히 각각의 나라의 한자어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입니다. 한국어 속 한자어는 한국어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해야하는 것이었지요. 일본어의 경우도 한자없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로 된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여전히 많은 부모님들이 한자를 꼭 공부해야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저의 대답은 명확합니다. ‘네’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공부가 아닌 생활 속 한자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동안 한자급수시험이 유행처럼 번졌던 적이 있었지요. 안그래도 바쁜 아이들이 한자도 공부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그때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졸업 요건에 한자급수시험이 있어서 자격을 취득한 세대이긴 합니다. 

무엇이든 오래 꾸준히 해야 자기 것이 되지요. 반짝 시험 준비로 공부한 한자는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리게 되죠. 

자격증 공부가 아닌 생활 속에서 한자를 잊지 않기 위해 1800자 정도만을 목표로 꾸준히 공부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는 아이 혹은 어른들은 조금더 심도있는 공부를 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중국어 고전이나 한국의 고전을 강독해보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외국어를 외국어로 읽거나 읽거나 듣고 이해했을 때의 글과 말의 깊이는 통번역된 글에서는 느낄 수가 없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한문고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자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아니 왜 입시가 아닌 생활 속에서 가까이 해야하는지 충분히 설명되었을지 모르겠네요.      

이상, 저의 경험으로 한자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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