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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Oct 05. 2018

초혼

옮김 #7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했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간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이 시의 저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김소월 시인의 작품 "초혼"입니다.


그럼 다음 문제.. 이 시에서 임은 누구일까요?


ㅋ 고민하지 마세요

이런 류의 고등학교 시험문제와 답 고르기를 위해 시를 접하다 보니 시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것 같네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동호회? 카페?를 가입했답니다. 이름하여 시 읽기 동호회 ^^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시집이 김소월, 윤동주, 류시화 시집 3권입니다. 아무래도 시를 혼자 읽기 쉽지 않아서 최근 가입한 온라인 카페에서 김소연 시인의 "눈물이라는 뼈"를 구입하여 읽고 있습니다만 정말 너무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 번 반복해서 읽고 그중 그나마 마음에 와 닿는 시를 골라 손으로 직접 써보는 필사라는 걸 하니 훨씬 마음속에 잘 와 닿네요.. 뭐랄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니 꽃이 된 것처럼 많고 많은 시 한편을 직접 손으로 쓰고 나면 왠지 내 마음에 꽃이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아무튼 태어나서 통틀어 4번째로 구입한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많이 말랑말랑 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 구입한 김소월 시인의 시집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역시 주옥같은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그냥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 님의 이름인가? 하고 시 해석을 확인해보니 역시 일재 하에서 조국의 이름을 부르다 죽겠다는 강력한 조국애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말에 그럼 그렇지.. 수능 문제가 이런 거였지 하고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시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내 마음에 무언가 떠오르는 감상이 나의 것으로 해석이 된다면 그 자체로 시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요?


너무 해석하고 재고 따지는 방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어렵고 싫어져 버린 게 "시"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아무 해석 없이 제 방식대로 시를 먼저 읽어 보고 다음에 좀 더 전문가의 해석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읽어 보는 방식으로 저만의 시 읽기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시를 읽고 영감이 떠 오르면 저도 훌륭한 시를 언젠가 쓸 수 있으리라 믿어보며  김소월, 윤동주, 류시화 그리고 김소연 시집 4권을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며 읽고 있습니다. 가을엔 책 그중에 시집 한번 도전해 보시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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