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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Dec 01. 2018

동물을 사랑하면 철학자가 된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앞둔 보호자들에게 건네는 위로


삶에 시작이 있듯이 마지막도 있는 법. 죽음을 피할 수는 없어요

죽기 전에 큰 고통이 없이 서로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세요. 마지막 숨을 보호자 품에서 거둘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죽음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도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미리미리 충분히 인사하세요. 혹시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면 남은 한순간 한순간을 선물같이 생각하고 소중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충분히 최선을 다하셨다면 여러분의 반려동물도 당신이 애쓴 것을 다 알 거예요. 많이 쓰다듬어주고 내게 와줘서 고마웠다고 말해주세요. 마음으로 해도 좋고 소리 내어 해도 좋아요. 미안하다는 말은 너무 많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녀석들도 당신의 사정을 잘 알 거예요.

혹시 안락사를 고려해야 할 만큼 반려동물이 고통스러워한다면 다른 가족들, 담당 수의사와 충분히 논의하세요.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결정에 필요한 많은 객관적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안락사를 하기로 했다면 감정에 휩쓸려 우발적으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제멋대로 생명을 박탈한 것도 아닙니다. 고통에서 구해준 것입니다.

그 녀석이 떠난 후에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질 텐데 울고 싶으면 울고 조용히 있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평생 잊지 못하겠지만 감정이 흐르는 대로 충분히 슬퍼해도 됩니다. 다만 일상생활은 씩씩하게 하세요. 그 녀석도 그걸 바랄 거예요.

버려야 할 것은 빨리 버리고 소독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소독하세요. 그리고 간직해야 할 것이 있으면 잘 간직하세요

비록 그 녀석은 떠나갔지만 당신이 살아있는 한 그 녀석과 함께 한 사실은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당신이 그 녀석에게 고마워했듯이 그 녀석도 당신을 만난 걸 참 고마워했을 거예요.  

다른 녀석을 만나게 될지도 몰라요. 그 아이는 새로운 아이니까 새롭게 관계를 맺으세요.




3년 전 마지막 출장과 현장 업무를 으로 집과 아이들에 묻혀 살았다. 제일 큰 이유는 아이들 아빠를 보내고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미션 때문에 다른 모든 일들이 뒷전이어서였지만 솔직히 별로 어디를 혼자 돌아다니고 싶은 의욕조차 없었다. 오랜만에 혼자 출장을 가서 느린 저녁 시간 동안 한 권의 책을 읽다 보니 먼저 보낸 애완 패릿 두 마리 그리고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애완견 두 마리가 생각났다. 언젠가는 보내줘야 할 수 있겠구나 그때는 후회하지 않도록 잘 보내줘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죽음을 앞두고  보내주는   중요하 보낸 후에도 상처가 아물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후회를 덜 남기기 위해서는 살아있을 때 잘해줘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고 복돌이라는 자신의 개를 키우며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현재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오래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한다.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얘기들도 있고 앞으로 명심해야겠구나 싶은 부분들도 있지만 죽음을 앞둔 보호자들에게 보내는 위로가 제일 가슴에 와 닿았다. 올해도 6년을 함께 한 패릿을 하늘로 보내고 정말로 슬퍼하는 아들을 봐야 했기에 그 것 같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하지만 살면서 겪어야 하는 죽음이라는 슬픔은 피해 가며 덜 성숙했음 좋았을걸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길 앞에서 우리를 평생 한결같이 사랑하고 따랐던 개들을 먼저 보내야 한다면 사랑으로 잘 보내주는 게 필요함을 알기에 이 책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보호자들이 함께 읽고 사랑하며 행복한 철학자가 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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