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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Apr 29. 2019

내 인생을 통째로 바꾸는 고독의 힘

고도 토키오 "혼자서도 강한 사람"을 읽고


고독은 자신의 인생의 주도권을 찾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밑바닥에 곤두박질쳤다가 다시 살아난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슬픔을 받아들이고 극복했다는 자신감이 정신을 빛나게 합니다. 그 변화가 표정과 행동에서 배어 나오며, 매력을 키우고 깊이 있는 인간미를 낳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속인다면 고통을 연륜을 쌓는 길로 승화하지 못합니다.


프리츠 펄스 Fritz Perls의 <게슈탈트의 기도문 Gestalt prayer>이라는 유명한 문장을 소개합니다.
나는 내 일을 하고, 너는 네 일을 한다.  나는 너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너는 나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너는 너, 나는 나다. 만약에 우연히 서로 만난다면 그것은 근사한 일이다.  만약에 만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고독력이 높은 사람은 ‘마이 웨이’인 경향이 있습니다. ‘마이 웨이’가 나쁜 의미로 들릴지도 모릅니다. 타인을 돌아보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떠오르니까요. 하지만 웬만하면 사람들의 의견에 보조를 맞추라는 세상의 압력이 강하고, 타인과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보편적인 상식과 다르게 행동하면 집단 린치를 당하는 감시 사회에서 자기답게 살려면 ‘마이 웨이력 (力)’이 아주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마이 웨이력이란 자기 멋대로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타인에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힘을 가리킵니다


혼자 있으면 쓸쓸하니까 그 쓸쓸함을 떨쳐 내기 위해 연애하거나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더 고독을 느끼게 됩니다.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긍정감이 낮아서 자립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끼리 만나면 서로 의존하는 관계가 됩니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에게도 생활 어딘가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고독한 시간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혼자 있을 때만이 일어나는 마음의 성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의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외부 세계에 반응하는 데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면 내면과의 대화와 거기에서 생기는 상상력과 창조성, 경험을 지혜로 전환하는 성장이 방해받습니다. 그러면 머지않아 정신적으로 내몰리게 되지요. 입시 학원이나 취미 학원 등을 다니며 과밀한 생활을 계속하면 아이의 정서가 불안해져서 툭하면 화를 내게 됩니다. 유소년기에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적으면 자신과 타자, 자신과 외부 세계와의 관계와 거리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설명했던 고독을 둘러싼 갖가지 문제가 터져 나오게 됩니다


세상은 ‘친구가 중요하다, 친구가 없는 것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가치관을 강요합니다. 그럴 때 말해 주세요.   
  친구가 없어도 너는 멋진 사람이야.
  친구가 적어도 그 사람을 소중히 하면 돼.
  친구 수는 인간의 가치와 무관해.   
  아이를 인정해 줄 사람은 부모밖에 없으니까요.




작가 고도 토키오가 말하는 고독은 다른 사람과의 접점을 피하거나 누구에게나 무시당하는 고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혼자서 자신이 믿는 길을 걸어가는 초연함에 가까운 개념이다. 혼자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주변에 억지로 맞추며 인간관계를 유지할 필요 없이 자기답게 살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 정말 설득력 있다. 그는 외로움이라는 의미에서 부정적인 고독이 아니라 인간이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위한 필수적인 체험으로서 긍정적인 고독을 말한다.  타인에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마이웨이력"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나 또한 항상 주변에 많은 사람들 속에 파묻혀 살다가 나의  고독한 시간을 즐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마이웨이지만 가만히 혼자 있는 시간을 어쩌지 못해 친구를 만나고 약속을 만들고 밖으로 나가야 직성이 풀리던 젊은 날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지지리 궁상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 그렇게 싸돌아 다니며 전 세계 방방곡곡 가보고 싶고 보고 싶고 먹고 싶고 궁금한 게 많았던지 집에서 책 보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세상과 사람들에게서 거리를 두고 나의 시간을 즐기며 독서를 하다 보니 혹시 내가 외로운 건지? 고독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내 인생의 주도권을 찾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알게 돼 안심이 된다.


무엇보다 아이의 고독조차 내 관점에서 걱정하고 어떻게든 함께하려고 안달을 한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사실 어려서부터 남다른 구석이 많은 둘째가 친구에 연연하지 않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해서 늘 걱정이었다. 그나마 형하고 항상 함께 있다가 형이 없어 외롭진 않을까 사춘기에 나쁜 생각을 하거나 게임에만 빠지면 어쩌나 야동을 몰래 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사실 있었다. 하지만 아이 혼자만의 시간을 인정해주고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꾸려 나갈 기회를 주는 게 맞다는 작가의 말에 급반성을 하게 되었다.


 자기보다 유치하고 생각이 짧은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겨울방학 내내 집에만 처박혀 있던 아이에게 너는 친구도 없니 제발 좀 나가라고 했던 나의 말이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 가슴이 아프다. 또래보다 성숙할 수밖에 없는 지난 몇 년간의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자기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아이의 고독을 지레 걱정하고 제단 했던 나의 오만함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친구가 없어도 굴하지 않고 고독한 시간에 내적 성숙을 하고 있던 나의 아이를 이해하지 못한 무식한 엄마였다.


혼자 있으니까 쓸쓸하니까 누군가를 만나려는 마음보다는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쁨을 가지려 사람을 사귄다는 걸 아이도 나도 자연스레 깨닫게 되길 바랄 뿐이다. 인생이라는 길이 기찻길 같아서 철로가 절대로 만나지는 않지만 항상 같은 거리에서 시작해서 같은 거리에서 끝난다는 나의 인생관이 나는 나, 너는 너 식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혼자 있어도 함께 있어도 잘 사는 방법이라고 말해줘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나의 고독은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한 성찰임을 알려준 책 "혼자서도 강한 사람" 같이 있을 때도 편안한 사람이 될수 있는 길로 인도하길 바라본다.


밀리덕분에 독서 무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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