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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Jun 25. 2019

꼰대를 탈출한 실버세대

백살까지 유쾌하게 vs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최근 우연히 읽은 두책 "어차피 살 거라면 백 살까지 유쾌하게"와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이 책의 공통점은 작가 두 분이 '꼰대를 탈출한 멋진 실버세대' 라는 거다. 이대 명예교수이신 이근후 작가님은 35년생 현재 나이 85세시고 최근 유튜버로 한참 뜨신 박막례 할머니는 71세다. 막연하게 나이 드신 꼰대 영감님이나 할머니를 생각하며 책을 읽으면 절대 안 된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노인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다.


먼저 이근후 작가님. 솔직히 처음 프로필만 보고 짐작했던 책의 내용과는 완전히 달랐다. 역시 긴 세월 인생 대선배님의 깊은 조언에 남다름이 담겨있었다. 인생 선배님의 멋진 말씀 중에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제일 와 닿았던 말씀이 아래 옮긴 내용이었다.


부모가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면 자식은 부모의 인생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양분을 섭취한다. 즉 좋은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그저 양육자로서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일만 피해도, 그리고 남은 에너지로 자기 인생을 사는 데 열중해도, 부모로서 역할을 괜찮게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아이에게 해서는 안될 일만 피하고 자기 인생에 열중해도 부모 역할을 괜찮게 해낼 수 있다는 말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두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전혀 다른 삶을 산 두 분의 인생을 통해 삶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생각하는 데로 흐르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박막례 할머니의 경우 어려서부터 가난한 집 막내로 태어나 배우지도 못하고 평생 일만 하고 남편 잘못 만나 혼자서 애 셋을 키우며 70년을 고생하다. 온갖 장사 다 해보고 망해도 보고 사기도 당해보고 힘겹게 자식 키우다 치매 위험 판정을 받자 손녀딸이 할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가서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 것이 대박 히트를 치는 바람에 할머니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구글 본사에 초청돼서 사진도 찍고 사장님도 만나고 동영상도 함께 찍고 세계를 여행 다니시며 말년에 온갖 행복을 누리고 계시다.


솔직히 의학자로 평생을 살며 풍부한 지식과 삶의 경험을 공유한 이근후 작가님에 비하면 한글도 제대로 못 배우신 박막례 할머니의 책은 엉성한 글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할머니의 손녀딸이 함께 글을 쓰고 여러 사진을 올려 재미있게 구성했지만 사실 책 자체의 깊이는 크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인생을 살아오신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할머니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인생이라는 게 참... 세상에서 내 인생이 제일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말이여. 그때도 그 시련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구먼. 일흔한 살에 이런 행복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할머니 손녀 유라 씨의 말처럼 인생 아무도 모른다. 배우고 돈 있고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전제로 내일을 속단하지 말자. 할머니처럼 사신 분들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 분들에겐 할머니의 얘기가 분명 평범한 삶의 반전을 보여주고 인생을 즐기기에 70살도 아직 한참 나이라는 희망을 준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2년 반. 익숙해졌다면 익숙해진 유투버의 일상이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우리의 내일을 속단하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인생은 길더라고요. 우리 모두 멋진 70대를 고대해 봅시다.



 이근후 할아버지, 박막할머니 뿐만 아니라 순댓국집을 하다 환갑이 넘어 모로 활동 중이신 인싸 김칠두보며 많은 노인분들이 실버 모델 강좌나 시니어 유튜브 스쿨에 줄을 서 계시다고 한다. 어차피 살 거라면 유쾌하게 100살까지! 여행을 즐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작가로 글을 쓰시고 광고에 진출하시는 몸도 마음도 청춘인 젊은 노인분들. 오히려 젊은이가 분발해야 할 자극제가 되고 계시다. 더 이상 '노인'이 아니라는 실버세대.. 멋져요!! 당신의 유쾌한 100세 인생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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