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냐? 분유냐? 그것이 문제로다.
-소신과 안쓰러움 사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서현이. 누굴 닮았는지 잘 자란다. 요즘은 자려고 해도 깨워서 모유와 분유를 먹이고 있는데, 잘 먹어서 그런지 목살이 포동포동 올라왔다. 아이에게 얼마나 먹여야 하는지 잘 몰라 너무 과식을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크면서 자신이 잘 조절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먹일 때 충분히 먹이고 있다.
오늘도 서현이와 함께 놀고 있었다. 물론 논다는 게 일방적으로 우리가 말을 걸고, 이곳저곳을 만져보거나 까꿍 해주는 것인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행동조차 재미있어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놀고 있는데 간호사가 와서 모유수유를 다시 한번 도와줬다.(우리가 서현이를 낳은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돌아다니면서 종종 초보 부모에게 모유수유 방법을 지도해줬다.) 모유수유를 어려워하고 있는 우리 부부는 간호사의 말에 귀 기울이며 교육에 참여한다.
"모유수유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요?"
"모유수유를 할 때, 직수를 잘하기 위해서는 배고픈 아이에게 모유를 먼저 주셔야 해요."
"저희도 그러고는 싶은데 아직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서현이가 잘 먹질 않아요."
"그래도 참고 주셔야 조금씩 늘어요. 그렇게 하다가 아이가 모유를 먹지 않는 것 같으면 분유를 가슴에 몇 방을 떨어뜨려서 다시 시도하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분유를요?"
"네, 그렇게 해서 아이가 노력하면 모유가 나온다고 느끼도록 하시고요. 그래도 안 빨면 그때 분유를 일정량 먹이세요. 이때도 중요한 게 분유를 다 먹이지 말고 어느 정도 먹으면 다시 모유 직수를 시도하셔야 해요."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건가요?"
"네, 아이가 모유 직수에 익숙해질 때까지 이 과정을 번갈아가면서 하셔야 합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아플 수도 있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모유 직수를 하실 수 있게 될 거예요. 만약 이 방법으로도 안 된다면, 유두 보호기를 사용해보거나 그마저도 실패할 경우에는 분유를 먹이더라도 숟가락을 이용해서 먹여보세요."
육아 초보인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팁이었기에 잘 새겨듣고 그렇게 하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간호사의 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용히 무엇인가 기록된 차트를 보며 한 마디 덧붙인다.
“그런데 서현이가 유두 혼란이 온 것 같아요.”
“네? 유두 혼란이요?”
“네, 아이가 분유병과 어머니의 유두를 혼동하는 거예요. 요즘 직수를 연습해서 그런지 아침에는 서현이가 분유병을 빨지 않으려 했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부모님께서 선택하셔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선택을요?"
"모유 직수를 계속하실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활용할 것인지를요."
그랬다. 우리 부부는 어제에 이어 오늘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모유의 직수를 계속 시도해서 성공할 때까지 해볼 것인지, 아니면 차선책으로 모유를 유축해서 분유병에 넣어 먹일 것인지, 그마저도 아니면 그냥 분유로 통일해서 먹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간호사가 가고 나서 아내와 대화를 했다. 서현이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우리가 선택하자는 말과 함께.
"어떤 방법이 서현이에게 가장 좋을까?"
"나는 모유 직수를 계속 시도하고 싶기는 한데, 서현이를 생각하면 그러기가 쉽지 않네."
"나도 그런 것 같아. 아이가 계속 배고파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서현이를 신생아실에 맡길 때까지 대화를 통해 고민한 우리 부부. 우리 부부는 차선책으로 모유 유축을 시도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의 이런 결정에는 서현이가 있었다. 아직은 너무나 어린 서현이가 벌써부터 불만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항상 육아 과정에서 무언가 결정할 일이 생긴다면 아이를 생각해보자. 그게 아이를 위한 길이 아닐까?
++당분간 온라인개학으로 인해 배울 것이 많아 수요일만 발행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