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에서 만난 사람들

- 다양한 가족, 다양한 생각들...

by 티쳐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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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일주일이 지나고 조리원에 들어가서 보니 조금씩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은 새로운 가족 구성원인 서현이에 정신이 팔려 다른 것에 신경 쓰지 못했는데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이제 살만한가 보다. 역시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란 말인가?


조리원에 입실해서 보니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 만난 산모는 제법 쾌활한 성격을 가진 산모였다. 먼저 말을 걸어와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분은 아이 돌보기를 약간 미룰 거라고 이야기했다.


"아이 돌보기를 미루다니요?"

"앞으로 계속 아이를 볼 거 아니에요? 지금 몸상태가 좋지 않은데 무리하면 집으로 돌아가서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렇죠~."

"그래서 조리원에 있을 때라도 확실히 쉬어서 몸상태를 만들어두려고요."

"그럼 아이는 어떻게 했어요?"

"병원에 있을 때에는 누가 찾아온 것이 아니면 아이를 신생아실에 계속 맡겨두었어요."

"조리원에서는요?"

"조리원에 와서도 아이를 방에 두지 않고 맡기는 곳에 계속 두고 있어요. 가끔 몸상태가 좋아지면 데려오고요."

"보고 싶지 않아요?"

"보고 싶죠. 그러니까 몸을 빨리 회복해서 더 잘해줘야죠!"


대화를 나누면서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상황이 어느 정도 공감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리원에 기껏해야 약 2주 정도 머무르는 데, 아이는 평생 봐야 하니 말이다. 육아는 단거리 레이스가 아닌 장거리 레이스였다.


다른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저희는 아이가 두 명이예요."

"몇 살이에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에요."

"그럼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요? 조리원에서 같이 지내고 있어요?"

"아니요. 처음에는 아이랑 남편이 함께 있으려고도 했는데 도저희 초등학생과 남편까지 함께 있을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죠, 장소도 다소 좁고, 먹을 것도 문제고요. 아무래도 아이 두 명에 부부가 함께 생활할 정도로 조리원이 넓지는 않죠?"

"사실 공간이 좁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여기 있으면 제가 남편하고 큰 아이, 신생아까지 한꺼번에 다 챙겨줘야 하거든요. 도저히 지금 몸상태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아 집으로 보내버렸어요."

"..."

"이참에 둘이 알아서 생활해보겠죠. 얼마나 아내, 엄마의 빈자리가 큰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이지만 조리원에 다양한 사정의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하루였다. 그리고 처음에 들어왔을 때에는 몰랐던 조리원을 돌아다녀보니 들어오기 전에 걱정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건물도 이전 및 리모델링한 건물이라 깨끗했고, 응급실도 있는 큰 병원 소속 조리원이라 의사도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 나를 안심시켜줬다. 게다가 간호사분들도 친절해서 걱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됐다. 서현이가 여기서도 잘 적응하며 자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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