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노력

- 손발조형물 만들기 대작전!

by 티쳐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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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며칠 동안 틈틈이 시간을 내어 서현이 손발조형물을 만들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에는 금방 완성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학교에서 퇴근을 빨리 해도 바로 조리원으로 들어와 서현이와 놀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갔기 때문이다. 또 서현이가 깨어있을 땐 자꾸 손발을 꼼지락 거려서 손발조형물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난 서현이가 잠들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눈을 감은 서현이! 조심스레 일어나 한쪽 구석에서 준비한 것을 활용해 손발을 찍었고 성공적으로 손발 모형 틀을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조리원 프로그램 중에서 아이의 손, 발 모형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게다가 조리원에서 다른 분들이 만드는 것을 보기도 했는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 같지도 않고, 나름 만들기에 관심이 많은 나였기에 내가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래봬도 학교에서 미술까지 직접 가르치는 남자이기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이 손발조형물 만드는 재료를 파는 곳을 찾아냈다. 역시 육아용품 시장은 돈이 되는 것인지 종류가 다양했다. 그중 맘에 드는 곳에서 하나 골라 주문하고 재료를 받아 만들 준비를 했다. 액자와 액자배경종이, 아이 사진을 붙일 작은 액자, 아이의 손과 발을 본뜰 물품, 채색용품이 왔다. 물론 준비물이 왔다고 해서 바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나는 약간의 결벽증이 있어서 가급적 흠이 없는 작품을 만들어야하기에 철저한 준비를 했다.


먼저, 아이가 아직은 협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액자 만드는 절차를 확실하게 익혔다. 재료를 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보고 방법을 완벽하게 익힌 뒤, 계획을 짰다. 이후 서현이가 잘 때, 어떻게 손과 발의 본을 뜰지, 석고액을 어떻게 준비해서 굳기 전에 활용할지 등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을 다하는 것!


직접 만드니 재료는 여러 번 만들 수 있는 분량인데 가격은 싸서 좋았다. 서현이의 손과 발을 본뜨기 위해 ‘찰흙’이나 ‘알지네이트’라는 물질을 활용할 수 있었는데 아직 서현이는 어려서 ‘알지네이트’는 좀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해 ‘찰흙’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알지네이트’는 나중에 쓰고자 모셔두고(50일쯤 됐을 때 하나 더 만들 예정이다.) 일단 찰흙으로 손과 발을 찍어 틀을 만들었다. 이때, 아이의 피부에 직접 닿다보니 재료의 성분이 걱정되었는데, 그런 부모의 마음을 의식한 것인지 설명서에 식용점토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안심하며 설명서대로 틀을 만들기 시작했다.


만들다보니 찰흙을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찰흙이라 실수해도 다시 찍으면 된다는 것! 발이야 정말 쉽게 끝냈는데 주먹을 찍을 때 서현이가 협조를 하지 않았다. 손에 닿는 것이 귀찮은 것인지 자꾸 꼼지락거려서 제대로 틀을 만들 수 없었다.(다시 말하지만 난 약간의 결벽증이 있다.) 내가 직접 만들었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내 마음에 드는 틀을 만들 수 있었다.


만들다보니 또 다른 고민이 하나 생겼다. 손바닥을 '편 모양'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주먹 모양'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고민하다가 직접 찍어보니 주먹모양이 예뻐서 주먹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완성된 손발 모형틀에 석고가루와 물을 2:1로 섞어서 잘 저은 뒤, 부어주니 완성! 그대로 한 시간정도 보관했다가 찰흙과 석고제품을 떼어냈다. 아직 석고에 붙어있는 찰흙은 물과 칫솔을 이용해 깨끗하게 제거하고 그늘에 이틀 동안 말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잘 말린 석고 모형에 동봉되어 온 금색 아크릴 물감을 잘 발라줬다. 이 과정에서도 붓 자국 남기는 것을 싫어한 나였기에 주의하며 색칠을 했고, 다시 그늘에 하루를 말렸다. 물론 바닥은 칠할 필요가 없어서 종이컵을 뒤집어 놓고 그 위에 올려놓은 뒤 색을 칠해줬다.

마지막으로 배경그림을 액자에 붙이고 손발모형에 접착제를 발라 미리 생각해 둔 위치에 붙여서 마무리했다. 작은 액자도 함께 배치해 붙여놨는데 아직 적당한 사진이 없어 빈 채로 두었고 그 밑부분에 서현이의 탯줄보관함을 만들어 두었다.


탯줄보관함을 만들 때에도 참 고민이 됐다. 어떤 방법으로 탯줄을 보관하면 의미가 있을까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참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탯줄을 보관할 수 있는 통을 만들어 도장으로 만드는 것,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3D프린터로 아이의 얼굴을 만들어 피규어 형식으로 보관하는 것, 그냥 병 속에 약품처리를 해서 영구 보관하는 것 등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그냥 액자에 함께 보관하기로 결정했고 약품처리를 해서 영구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액자에 배치했다.


완성하고 나니 뿌듯하다. 서현이가 커서 보면 나의 노력에 감사인사를 할 정도로 잘 만든 것 같았다. 작품의 완성도도 좋지만 여기에 담긴 아빠의 노력과 정성을 언젠가 느끼는 날이 오리라 생각하니 기대된다. 물론, 아직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잠을 자는 서현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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