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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Jul 15. 2020

부모 역할 중간 점검

- 아이의 성장을 기록하는 아빠, 한 달 점검

서현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역시 시간이 약인 것인지 내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였던 출산과 육아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그럼 이쯤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서현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기록해보려 한다. 나는 아이의 성장을 기록하는 아빠니까.


일단 키는 아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어 몸무게만 살펴보았다. 물론 병원이나 조리원에서 누워있는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는 것이 있었는데 주로 속싸개에 감겨있거나 웅크리고 있어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몸무게의 변화만 일단 기록해보려 한다.


병원에서 태어날 때 3kg이 조금 넘었던 서현이는 처음에 날이 갈수록 몸무게가 줄었다. 이상해서 병원에 있을 때 물어봤다.


"이상해요. 잘 먹고 잘 자는데 아이의 몸무게가 자꾸 줄어요. 어디 아픈 것 아닐까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은 것인지 간호사가 침착하게 설명해 준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에는 몸무게가 조금 줄어들어요.”


'아, 양수에 불어있던 몸무게가 줄어드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걱정을 쓸어내린다.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걱정하게 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나저나 이상한 건 3kg 밑으로 떨어진 몸무게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 출산 초기에 모유와 분유를 먹이는 과정에서 온 혼란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약 4주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떠한가? 서현이 얼굴에 볼살이 포동포동, 턱에도 턱살이 포동포동, 엉덩이와 허벅지에도 살이 포동포동, 포동포동 그 자체다. 정확한 수치를 재어보니 딱 4.1kg이다. 초기보다 약 1kg 정도 더 찐 상태다. 아이의 몸무게를 측정하고 발달 수준을 찾아본다.


"와, 서현이는 정상발달 수준 기준치에 딱 맞네?"


너무 기뻐 아내에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것은 부모에게 있어 무엇보다 기쁜 일인 것 같다.


두 번째로 먹는 양을 살펴보자. 처음 태어났을 때 분유 20ml를 먹기도 어려워했던 우리 서현이는 요즘 배고프면 120ml 가까이도 먹는다. 이제는 아내의 모유양이 충분해서 서현이가 먹고 싶은 양을 양껏 먹을 수 있게 된 점이 다행이다. 다만, 우리 부부는 젖을 떼야하는 경우도 고려해서 모유와 분유를 번갈아가며 먹이고 있다. 특히 자기 전에는 배불러야 오래 잔다는 이야기를 참고해서 분유를 먹이고 있다. 남편 입장에서 신기한 건 처음에는 모유보다 분유를 선호했던 아이가 이제는 분유보다 모유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서현이의 마음을 바꾼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아이가 모유를 잘 먹기는 하는데 대변 양이 적다는 것이다. 그동안 조리원에서 분유를 많이 먹을 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황금색 변을 봤던 서현이가 요즘은 하루에 한 번 정도 대변을 본다. 그나마 변비로 고생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다행이다. 가끔 육아 블로그나 책을 살펴보면 아이가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는데, 서현이의 대변을 보면 색도 좋고 딱딱하지도 않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변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먹는 양에 비해 대변의 양이 적다는 것이 걱정되는데 그냥 ‘장 흡수율이 좋은가보다’ 하고 있다.


세 번째로 잠을 살펴보자. 태어났을 때에는 두 시간마다 깨던 서현이가 조금씩 밤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오후 10시 30분부터 잠자기 시작해서 새벽 2 시인 지금까지 깨지 않고 있다. 보통 밤에는 3-4시간 정도씩 자는 것 같다. 운이 좋은 날에는 밤에 한 번만 깨기도 하는 데, 그럴 땐 정말 서현이가 ‘효녀’라는 생각이 든다.(넌 좋겠다. 잠만 잘 자도 효녀라는 소릴 들으니 말이야.) 아이를 먼저 낳아 기르고 있는 몇몇 지인들이 ‘50일의 기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더니 정말 그런 것이 있나 보다. ‘100일의 기적’은 더 좋다는데 그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동안 사용한 소모품의 양도 정산해보자. 소모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분유는 신생아실과 조리원에서 주로 먹어서 그런지 약 4주가 지난 지금 한 통도 다 먹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4월 7일에 뜯어서 4번만 먹었다.(분유는 개봉한 날짜를 잘 체크해서 먹여야 한다. 아이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한다.) 모유로 감당이 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출산 초기에 나오는 ‘초유’에는 아이의 면역력과 성장에 필요한 물질이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먹이려 노력하고 있다. 


기저귀는 서현이가 태어나자마자 병원에서 제공하는 기저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우리가 사둔 기저귀를 사용했는데 중간중간 병원 신생아실과 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서현이를 봐줄 땐 우리 것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기저귀는 신생아용 60개들이 세 통을 거의 다 사용한 상태다. 아직 집에는 60개들이 한 통이 남아있는데 곧 다 쓸 것 같다. 이걸 생각해보면 한 달 동안 240개의 기저귀를 사용한다는 수치가 나오는데, 많이 쓰긴 한다. 


헉, 서현이가 잠에서 깼다. 아내의 잠을 방해하기 전에 내가 돌봐줘야겠다. 기록은 이만. 지금처럼만 자라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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