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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Aug 06. 2020

몸도 마음도 성장하는 아이

- But, 왜 자꾸 토를 하지?

아이는 쑥쑥 큰다는 말은 정말 사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아이는 자란다. 서현이도 마찬가지다. 가만히 있질 않아서 정확하게 재보지는 못했으나 그냥 눈으로 봐도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 좀 가만히 있을 수 있으면 키를 꼭 재어봐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행인지 그 사이에 실시한 예방접종은 더 없다. ‘BCG 예방접종’에서 너무나 가슴 아팠기에 예방접종이 당분간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부모로서 ‘B형 간염’ 예방접종 같은 것만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에게 큰 부담이 없고 그로 인해 부모도 가슴 아파지지 않는 그런 예방접종.


설소대 제거 수술은 처음 걱정과 달리 서현이의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서현이가 그 부위를 아파하거나 불편해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가 입을 벌렸을 때 우리가 눈으로 잘린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괜히 안타까운 감정이 느껴진다는 게 문제다.


밤에 잠을 자는 것도 정말 많이 좋아졌다. 일상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서현이는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잠을 잔다. 이건 아마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 우리 부부의 생활 패턴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리곤 한 새벽 3시 정도까지 잠을 잔다.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정도 잠을 자는 것이다. 그리고 일어나서 분유나 모유를 먹고 다시 자면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깬다. 아이의 생활 패턴에 밤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인지 밤에는 낮보다 확실히 오래 잔다. 동시에 생긴 부작용이 하나 있는데, 낮에 잠을 안 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낮에는 아이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써줘야 한다. 그래도 밤에 안자는 것보다 낮에 안자는 것이 좋아 우리 부부는 서현이가 ‘효녀’라고 생각하고 있다.(하긴, 존재 자체가 ‘효녀’다)


여기까지는 참 평화로웠는데 이번에도 작은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서현이가 분유나 모유를 먹으면 자꾸 토를 하거나 역류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역류란 그냥 물 마시다 ‘에~’하면서 흘리는 것처럼 먹었던 우유가 흘러나오는 것인데, 사실 이건 큰 걱정이 아니다. 아직 몸의 기관들이 자리 잡지 못해서 마시던 우유가 다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니 말이다.


진짜 문제는 ‘구토하는 것’이다. 이게 문제인 이유는 성인의 구토와 다르기 때문이다. 말로 표현해보면 마치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과거에 콜라와 멘토스를 한꺼번에 먹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영상이 생각날 정도로 뿜는다. 그래서 요즘은 빨래를 하루에 두 번씩 돌릴 때도 있다. 서현이 빨래만 모아서 하는 데도 두 번이나 하는 이유는 정말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에 네 번 이상 토할 때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기한 건 열은 안 났다. 서현이의 기분도 나쁘지 않고 몸 상태도 괜찮다. 그런데도 그냥 뿜는다. 너무 걱정스러워서 얼마 전까지 이런 과정을 거친 첫째 처형에게 물어봤다. 


"처형, 서현이가 너무 토를 해요. 어디 아픈 건 아닐까요?"

“아이는 원래 그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일단 지켜보고 열나거나 컨디션이 나빠지지 않으면 그냥 있어도 돼요~."


그럼 어쩔 수 없지. 안타깝지만 더 잘 돌봐주는 방법밖에는 없다.(이 일기를 쓸 때도 잘 자고 있던 서현이가 갑자기 칭얼대서 가봤더니 이불과 베개에 역류를 한 흔적이 있었다. 예정에 없던 이불빨래는 덤.)


그래도 요즘은 서현이 고모가 선물해 준 바운서도 가끔씩 탈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처음에 바운서에 올려줬을 때에는 자지러지듯 울어댔는데 지금은 조금씩 즐기는 서현이. 또 가끔은 안아서 다독여주지 않아도 모빌을 보다 잠들기도 한다.(아~주 가끔.) 아이는 몸도, 마음도 성장하고 있다. 우리 딸 서현이.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계속 자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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