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쳐라이즈 Dec 03. 2020

(D-???) 이른 시기에 어린이집을 보낸다는 것

-0세반 어린이집 보내도 될까?

아빠는 어제 자주 들락거리는 지역 카페에서 글을 하나 보았단다. 우리처럼 평범한 맞벌이 부모의 글이었지. 한 엄마가 친구들과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로 속이 상했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고 있었단다. 아빠도 그 글을 읽었고, 역시 글쓴이의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어.


내용은 이래. 한 아이의 엄마가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 친구들이 그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거야.


"어릴 때는 엄마가 아이를 돌봐야 해!

지금 당장 편하자고 어린이집에 보내면 

아이의 심리가 불안정해져서 나중에 상담을 받아야 하거든."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 엄마는 속이 상했단다. 사실 그 엄마는 맞벌이 부부라 그들의 어린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었거든. 그렇다고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있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했어. 그렇기에 더 속이 상했던 거지. 어떻게 생각해보면 자신의 욕심 때문에 아이의 심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나 봐.


이 글을 보고 아빠도 많은 생각이 들었단다. 사실 서현이도 태어난 지 만 1세가 되어갈 때쯤부터 어린이집을 다녔잖아.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가슴 아픈 일이었어. 이제 겨우 "엄마", "아빠"를 이야기할 수 있는 어린아이를 아침에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터로 나간다는 것, 그리고 내가 퇴근한 뒤에야 데리고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못할 짓이었지. 혼잡한 출근 시간, 어린이집 앞에서 들어가지 않으려는 서현이를 볼 때면 눈물을 훔칠 때도 있었다고 너희들 엄마는 이야기했단다. 엄마 역시 엄마의 꿈이 너희들의 삶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한 게 아닐까?


물론 서현이가 태어나서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잠 자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우리 부부는 개인 시간을 최소화해서 만든 시간을 서현이의 육아에 사용했어. 아빠는 일 년에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 날이 10일이 채 되지 않을 정도란다. 이렇게 육아에 최선을 다했지만 어린이집을 보낸다는 것은 항상 마음에 걸려. 미안하고 안쓰럽단다.


그래도 아빠는 죄책감을 갖지 않으려 해. 나중에 서현이가, 그리고 곧 태어날 서아가 엄마,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너희들에게 최선을 다했기에, 그리고 다할 것이기에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아. 또 너희들이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들에게서, 그리고 집에서는 나와 엄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더 성장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어린이집에 일찍 보내는 것이 꼭 나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단다.(네 엄마가 그쪽 박사잖니. 아빠도 교육자고~!)


가기 싫을 때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어린이집을 잘 다니며 배운 것을 뽐내고 성장해나가는 서현이. 그리고 앞으로 태어나면 서현이와 비슷하게 어린이집을 다닐 서아까지. 우리 가족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다른 이들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아빠는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D-???) 서현이와 피치의 어린이집 준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