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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Dec 04. 2020

(D-???) 엄마라는 이유로... 아빠라는 이유

-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 잡기는 어려워

출산을 향한 길은 참으로 험난한 길인 것 같다. 그래도 서현이를 낳을 때에는 아내가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라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는 않아도 됐다. 잠깐 학업을 중단하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한 학기 만에 복학해서 학습을 이어나가기도 했고...

그런데 둘째를 낳기 전인 지금은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얼마 전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무리 한 아내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으나 많은 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일단 출강을 나가는 것이 너무나 힘겹다. 아내의 능력과 운에 힘입어 졸업과 동시에 출강을 나가게 되었지만 이제 만삭이 되어가는 아내는 힘겨워하고 있다. 대학교까지 가는 길도 힘들고,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해 잠을 줄여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스스로도 힘들어하고 있는 아내. 게다가 요즘은 식이조절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조심해야 할 것이 더 생겼다.

이 정도에서 그친다면 다행이련만, 새로운 전임교수 자리가 나길 기대하고 있는 아내로써는 아쉬운 점이 더 있다. 일단 내년에 자리가 나는 곳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내년 1-2월에 시강을 해야 하는 데, 1월에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내로써는 원서를 넣기가 머뭇거려진단다. '원서를 1차 통과해도 2차 시강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내 몸이 아니기에 넣으라 할 수도, 그렇다고 교수라는 꿈을 꾸는 아내에게 넣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현실이 아쉽다. 

그렇다고 임신한 아내만 불이익이 있느냐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아내의 식이조절과 운동을 위해 나 또한 같은 것을 먹고, 아내의 운동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집안일을 더 많이 해야 할 때도 있다. 수업 준비를 어려워하는 아내에게 낮에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주말에도 서현이를 혼자 봐야 하는 경우도 많고, 아내의 영상강의 자료 편집, 줌수업 세팅 등도 도와줘야 한다. 

내 커리어에도 문제가 생겼다. 학교 일 외에도 교육청에서 혁신교육, 과학대회 심사, 과학영재, 과학 안전교육, 교육청 영재 학급, 에듀파인 연수, sw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는 나는 내년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육아휴직에 들어간다. 아내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보고자 내린 결정. 평소에 하면서도 힘들어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니 마음 한 편으로 아쉬운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경력단절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건지 몸소 깨닫고 있는 요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고, 행복한 일이지만, 동시에 부모가 되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생긴다는 건 참 안타깝다. 그래도 새로운 식구가 될 서아를 생각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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