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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Jan 23. 2021

[서아 3일째] 모유 수유 시도하다.

-제왕절개 3일째

2021년 1월 21일. 둘째 딸 서아가 태어났다. 아침 일찍 병원에 입원 수속을 하고, 수술실로 가서 준비하다 건강한 딸을 낳은 우리 부부. 그때의 감정을 담아 서아에게 쓴 편지글을 비공개로 남겼다.


이후 육아일기를 쓰려 했으나 1일째 되는 날에는 출생신고 및 각종 서류 신청&선물 수령을 위해 정신없어 추가로 쓰지 못했다. 실제로 출생신고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문제가 생겨 정신이 없었다. 담당 공무원의 실수로 저장을 누르지 않아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고, 덕분에 나중에 주민등록번호가 바뀌는 경험을 한 첫째 날. 수술을 한 아내의 몸 상태도 좋지 않아 추가로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쉽다.


두 번째 날에는 연말정산을 하려고 출근을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 간 학교에는 대기하는 인원이 많았고, 연말정산을 기다리다 마친 후에는 학교에 출생신고 및 육아휴직 신청 등의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맞다. 나는 지금 핑계를 찾아 적고 있다. 둘째 딸 서아에게 미안해서... 그래서 정신 차린 오늘, 글을 쓰려고 한다. 더 이상 미루다 가는 둘째 육아일기는 물 건너갈 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 둘째를 낳았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일단 아내가 수술을 해서 아내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또, 코로나 때문에 신생아 면회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하루 2번 잠깐씩 밖에 면회가 안되기 때문에 아이 얼굴도 거의 보지 못했다. 과거 서현이를 낳았을 때에는 입원실에 아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내가 아이 둘의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의 특이사항! 드디어 아내가 모유 수유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아내는 제왕절개의 특성상 아이를 낳은 날과, 둘째 날에는 너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모유 수유는 꿈도 꾸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첫째를 낳았을 때보다 수술 경과가 좋아서 둘째 날부터 아이를 보러 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 면회를 갔을 때 간호사분들이 마침 먹을 시간이라면서 수유를 시도해보겠냐는 말을 했다. 전부터 아이를 안아보고 싶어 했던 아내는 시도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보호자는 들어갈 수 없어 나는 밖에서 30분가량 대기를 했고...


30분 정도가 흐른 뒤 나온 아내는 아직 모유가 나오지 않아 아쉬워했다. 그나마 서아는 첫째 서현이와 달리 젖을 빨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에 만족해했다. 수유를 담당하는 간호사분들도 곧 젖이 돌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셔서 모유 수유가 수월할 것 같다는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다.


아이의 특이사항에 대해서도 듣고 나왔는데, 3가지 특이사항이 있다고 한다.


첫째, 아이에게 핀 포인트가 없다는 것! 이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핀 포인트가 있는 나와 서현이를 생각할 때, 서아가 없다니 살짝 아쉬웠다. 물론 없는 것이 편하니 다행이다.


둘째, 뒤통수 밑이 붉다. 그건 1년 안에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며 큰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셋째, 잇몸에 하얀 흔적이 있다. 그건 잇몸이 형성될 때 생긴 흔적이란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인데 주의해야 할 것은 이물질이라 생각해서 떼어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주의해야겠다.


서아가 태어났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잘 해낼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매번 면회할 때마다 잘 자고 있는 서아의 모습을 보며 순한 아이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있고...


물론 육아는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난관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첫째 서현이 때에도 그랬듯이 우리 부부는 잘 극복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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