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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Jan 29. 2021

[서아 8일째] 실밥 뽑기&황달 검사

-주의: 황달


이제 조금씩 집에서 서아와 함께 하는 생활이 익숙해져... 


갈 리가 없다. 밤에는 자꾸 깨서 무언가 요구를 하는데 문제는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해야 한다. 배가 고픈지는 수유시간을 보고 판단하고, 상황에 따라 응가를 했다면 갈아주고 중간 보충 수유를 실시해야 했다. 안 그러면 응가 했다고 배고파서 계속 울기에... 


그나마 낮에는 산후도우미 분께서 상주하기 때문에 손이 덜 가는데, 산후도우미 분께서 집으로 돌아가시는 오후부터 밤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냥 내 체력이 버티는 한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보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첫째 서현이에게 소홀할 수도 없다. 아이는 눈치가 빠르다. 조금이라도 아내와 내가 모두 서아에게 관심을 주고 있으면 무언가 불만을 보이거나 관심을 끌려는 행동을 한다. 물론, 서현이는 정도가 심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우리 부부가 서현이도 많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표현해야 했다. 그래서 가급적 나와 아내 둘 중 한 명은 서현이에게 관심을 계속 주려고 노력 중이다.


1월 28일 어제는 서아가 태어난 지 8일째, 아내의 외래진료가 잡혀있어서 서아도 겸사겸사 소아과 진료를 봤다. 일단 서아의 황달 수치를 측정했는데 '13'으로 보통 이맘때 아이들 수치라고 했다. 이제 곧 황달 수치가 낮아질 테니 집에서 잘 살펴보고 만약 황달 수준이 더 심해지는 것 같으면 내원해서 치료받으면 된다고 했다. 그 외에 간단한 확인을 몇 가지 더 하고 마무리. 결과는 모두 정상! 잘 크고 있다.


이어서 아내가 병원에 갔다. 수술 부위는 어떤지 살펴보고 실밥을 풀기 위해서 찾은 병원! 이제 차례가 돼서 들어가 의사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막 실밥을 푸르려던 찰나,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전화를 받더니 급하게 수술을 하러 뛰어나가신 의사선생님... 아내는 다시 옷을 입고 다른 선생님께 진료를 받았다. 특이사항은 없다고 했고 실밥도 잘 풀렸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첫째 낳았을 때는 아팠는데 이번에는 안 아팠다고 한다. 회복이 빠른 것 같아 다행이다.


집으로 돌아와 서아를 돌보다 보니 서현이 어린이집 하원할 시간이 됐다.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데 서현이가 나를 끌고 어린이집 뒤쪽에 위치한 놀이터로 간다.


"아빠, 이거 봐라~. 이건 나랑 아준 이랑 지묘가 만들었고, 이건 &&선생님이, 이건 **선생님이 만들었어."


아이가 가리키는 곳에는 눈사람 3개가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눈사람 2개와 1개의 눈덩이가... 아이들은 아직 눈사람을 만들기 어려운 듯... 갑작스러운 폭설로 아이들은 신났나.


집으로 함께 돌아와 밥을 먹고 서현이 목욕을 시킨 뒤 책 읽어주고 글씨 놀이를 했다. 최근 서현이가 어린이집도 안 가고, 할머니들과 지내면서 책 읽기와 글씨 연습을 손 놓은 것 같아 다시 습관형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작년 1년 동안 아이가 구구단&한글 읽기&한글 쓰기를 거의 끝냈다는 것. 만 5세도 되기 전에 그 정도 능력을 갖추도록 지도했다는 것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8시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와 서현이는 일단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이후 10시쯤 서아의 울음소리에 나도 다시 일어나 육아 시작. 당분간은 이런 삶이 지속되겠지... 서아가 서현이처럼 다 자라면...


내가 나이를 먹겠구나... 하아... 오늘은 무사히 지나가길. 문제는 주말.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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