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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Jan 30. 2021

아빠! 10년 뒤에는 어떤 말을 할지 모른다구!

[서현 1784일, 서아 9일]

일정한 삶의 루틴이 생겨서 그런지 그냥저냥 버틸만하다. 첫째 때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둘째는 그냥 힘든 정도? 낮에는 산후도우미 분이 상주하시면서 도와주시니 덜 힘들고, 저녁에는 내가 서현이를 모두 돌본 뒤, 잠자기 시작! 그리고 밤 11시쯤 서아가 깨면 나도 일어나서 다시 육아를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다음번에 아이가 울면 아내와 함께 돌본 뒤 다시 자러 가면 된다.


이렇게 두 아이를 키우지만 할만하다고 느끼는 데에는 첫째 서현이의 공이 크다. 이제 제법 컸는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려고 하며, 집안일도 조금 도와준다. 수건을 접고 정리하는 것과 신발장 정리 정도의 일은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아이. 서아를 이 정도만 키우면 다 키웠다고 생각하겠지?


요즘 서현이가 기특해서 아침에 이런 말을 했다.


"에구구~ 요즘 서현이가 잠도 아빠랑 잘 자고 너무 예뻐! 그런데 나중에 사춘기가 되면 "흥! 아빠랑 안 놀아!" 이렇게 말하겠지?"


장난처럼 이야기했지만 어느 정도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지금처럼 딸이 아빠랑 잠도 잘 자고, 포옹도 잘해주고, 뽀뽀도 잘해주는 것에는 유효기간이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자꾸 드는 요즘. 잘해줘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아니 더욱 아쉬움이 커졌다. 그런데 서현이는 내가 한 말을 듣더니 이렇게 말한다.


"아빠, 10년 뒤에는 내가 어떤 말을 할지 모른다구!"

"???!!!"


순간 깨달았다. 10년 뒤에 서현이가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는 아직 모른다. 벌써부터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아쉬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냥 지금 이 순간 서현이와 서아에게 최선을 다하면 그만. 아이들이 커서도 지금처럼 날 좋아해 줄 수도 있지 않은가? 설령 아이들이 날 좋아해 주지 않으면 어떠하리. 그저 아빠의 지독한 짝사랑 상대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밥을 먹고 서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서 오전은 마무리.


시간이 흘러 어린이집 하원 시간이다. 서현이를 데리고 오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서현아, 어린이집 다니면서 서현이도 많이 힘들지?"

"아빠, 난 괜찮아."


쿨하게 괜찮다고 이야기하며 나를 위로하는 서현이를 보면서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하루. 집에 돌아와 서현&서아 두 아이를 돌봤다. 


서아는 특별한 모습은 안 보인다. 황달 수치가 내려가는 것인지 조금씩 누런빛이 사라지고 있다. 목욕은 아직 통목욕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거즈에 물을 묻혀 목욕을 하고 있다. 통목욕은 나중에 한다고 관리사분께서 이야기해서 따르고 있다.


분유 양은 60-80ml 정도. 서현이 때를 돌이켜보면 40ml도 먹이기 힘들었는데 서아는 잘 먹는다. 아니, 내 육아스킬이 성장한 것일까? 어쨌든 먹이려 마음 먹인 양은 다 먹이고 재운다. 밤에는 좀 더 오래 자라고 80ml의 분유를 먹이고 있다. 낮에는 직수와 함께 분유 60ml 정도를 먹이고 있다. 


응가도 황금색 응가를 자주 한다. 황금색 응가를 한다는 것은 장 건강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잠은 보통 2시간 30분-3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물론 일어나도 반쯤 자고 있다. "앙~"하는 소리에 가서 아이를 먹이고 트림을 하도록 등을 쓰담아준 뒤, 눕히면 다시 잔다. 이렇게 잘 자니 쭉쭉 크겠지?


어쨌든 하루하루 건강하게 잘 지내니 다행이다. 어디 아프거나 토를 하면 보기 안쓰러운데 아직은 없으니... 그나저나 내일은 주말이다. 우리 부부의 온전한 두 아이 육아가 시작되는 첫 주말. 무사히 지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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