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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Mar 06. 2021

아무 이유 없이 우는 밤.

서현 1818일, 서아 44일

신생아는 울음으로 자신의 말을 대신한다. 배고프다는 표시를 할 수도 있고, 기저귀를 갈아달라는 말을 대신할 수도 있다. 가끔은 심심하다는 표현과 안아달라는 표현도 울음으로 대신한다. 사실, 대신한다기보다는 울음으로밖에 표현을 못 하는 거지만...


이런 아이의 울음은 의사 표현의 한 종류이지만 울음의 특성상 부모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기 자식의 울음소리가 얼마나 슬프게 느껴지는지는 아이를 낳아 길러봐야 알 수 있는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슬프다. 아이의 울음은 곧 내 마음속울음과 같다.


그래서일까? 아이가 울면 부모는 아이가 어떤 불만이 있는지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나 같은 경우 서아가 울면 먼저 분유를 먹을 시간인지 살펴보고, 아닐 경우 기저귀를 살펴본다. 기저귀마저 깨끗하다면 모빌을 작동시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거나 안아서 마음의 위안을 받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대부분 여기서 아이의 울음은 마무리된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을 거쳐도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유가 없는 울음!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제 저녁이 그랬다. 분유를 마신지 채 1시간이 흐르지도 않았고, 손가락을 입에 대 보아도 밀어내기만 해서 배고픈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럼 기저귀인가? 하지만 살펴봐도 깨끗하다. 심심해서 그런 것일까? 모빌을 작동시켜줘도, 딸랑이를 흔들어줘도 시큰둥하다. 그냥 운다.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것일까? 안아서 달래보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줘 보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혹시 어디 아픈 것일까? 열을 재보아도 36.5도. 정상이다. 이러면 손쓸 수가 없다. 그저 울음을 지켜보면서 나의 마음을 진정시켜야 한다. 나도 부모이기 전에 사람이기에 졸린 상태에서 아이가 계속 울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첫째 서현이와 아내는 먼저 잠을 자고 있기에 그들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면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도대체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그나마 서아가 둘째여서 그런지 서현이 때처럼 아주 많이 흥분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아무 이유 없이 졸릴 때 잠투정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엉덩이 몇 대 두드려주고 진정이 안되면 잠시 눕혀둔다. 그러면 계속 운다. 한 5분 뒤에 다시 안아주면 진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다행. 만약 달래도 계속 운다면 다시 눕혀둔다. 그리고 다시 안아주기를 반복하는데 중간중간 공갈젖꼭지를 물려주면서 달래다 보면 해결방안이 2가지 정도로 좁혀진다. 울다 지쳐서 잠들거나, 울다 지쳐서 배고파하며 분유를 마시고 자거나! 안쓰럽지만 아무 이유 없이 울 땐 별 수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 해결방안을 반복하는 수밖에...


다행히 아직까지는 서아도 이 방법이 먹히고 있다. 물론 그 모습을 바라보기 안쓰럽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여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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