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유리창이라도 쓰다듬으며

by 인생제삼막

모처럼 시간이 나는 월요일이다.

더군다나 신년이라 두달 전 작고하신 아버지한테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세배를 하러..


살아계실 땐 전화로라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 건강하셔야한다라는 인사를 했지만..

지금은 걸 전화도 없기에ㅜㅜ


아버지는 우리집에서 차로 15분거리의 목련공원납골당에 계신다.

지지난달 중순에 돌아가신 후 나는 아직 한번도 가뵙질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나 가고싶지않았다.

가서 아빠의 납골함을 보면 정말로 돌아가셨다는걸 알게될까봐서 그랬는지 자꾸 미뤄왔다.


차일피일 미루면서 맘 한켠엔 보고싶은 마음도 커지고있었다.


지난 토요일에 막내동생이 납골함 옆에 놓을 사진을 만들어가지고 다녀왔다는 전화가 왔었다.


아빠엄마 사진을 납골당에 주면 작은 액자로 제작해서 납골함 옆에 넣어주기로 했다는 얘기도 전해들었다.


사진도 볼겸 아빠도 볼겸 마침 학생아이 하나가 아프다고 연락이 와서 수업이 비기도해서 다녀왔다.


아직도 황망한지 나는 추모관에서 길을 못찾았다.ㅜㅜ

한참을 헤맸다.

헤매면서 아빠를 모시던 그 날의 내 동선을 떠올렸고 내 모습을 떠올렸다.

다시 가슴이 미어진다.


두 분의 사진과 짧은 글이 이쁜 액자에 담겨서 납골함 속의 아빠를 지켜주고있는듯 했다.


납골함 밖의 유리창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눈물이 난다.


내 부모의 가여운 인생이 만져졌다.

모든 고생은 다 풍족하지 못함에서 시작됐다

말그대로 척박하고 거친 환경에서 다섯 식구의 생존을 책임졌을 내 부모의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나는 자식 하나 키우기도 이리 빡센데..

남편이 따박따박 벌어오고 나도 일을 하는데도 이리 쉽지가 않은데 ..


나는 이미, 배운것 없고 물려받은것 없이 다섯식구를 책임졌을 내 부모의 하루하루가 어땠을지 눈에 훤히 보이는 나이라 내 부모가 너무 가엾기만하다.


이젠 그따스한 손은 사라졌다.

최대한 뻗어도 차가운 유리창까지만 가 닿을 수 있다. 그거라도 쓰다듬으며 아빠 또오께 또오께 잘있어 하면서도..


그 작은함 안에 너무도 작게 웅크리고 있는것만 같아 안쓰러웠다


뒤돌아나오면서 멀리 전주에 있는 엄마도 옆으로 같이 모시고 오리라는 생각을 다시금 한다.


매일 가보진 못하지만 이리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보고싶을때 쉬히 가서 보고올 수 있어서 그나마 좋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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