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내가 아프단다

by 인생제삼막

젊어서부터 두통이 잦았다

성격이 예민하고 체력이 약해서 그런가보다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찍게된 뇌ct

의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날 본다

순간 뭔가 일이 생겼다는걸 직감했다.


뇌종양이라네..

내가..다른 사람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고 내가...

정밀검사 해봐야한다고..


병원문을 나서고 1층로비를 빠져나올 동안 무슨 정신으로 걸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신발을 신었던것도 같고 맨발이었던것도 같다.

병원밖 한 길에 서서 지나가는 차들이 보였을때

처음 입밖으로 나온 말은

엄마...였다


이미 돌아가신지 11년이나된 분을 찾았다. 무서워지니까 엄마를 찾았다.

그러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 시작했다.


50넘는 시간을 살면서 안겪었음 하는 일들이 특별히 나를 봐주진 않는다는걸 잘 알게되었지만.

이번에도 나만 봐주진 않았다.


월요일에 조영제mri를 찍었다

좌우뇌의 한가운데에 직경2.7cm 종양이 있단다.

어제오늘에 생긴건 아니라는데..

평생을 날 힘들게한 두통의 원인인 모양이었다.


그래 겪을건 다 겪는것 그게 인생이겠지.


그다음으로 아들이 떠올랐다.

아직 고등학생이고 공부도 진짜 열심히 하고 성적도 우수한 아이를 방황하게 만들까봐 걱정이 됐다.대학도 가야하고 군대도 취직도 결혼도..

내가 보고싶은 모습이 아직 숱하게 많은데

내가 일찍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두렵고 무서웠다.


그날로부터 만2년이 넘었다. 치료약은 없고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란다. 위치가 나빠 날 수술할 의사는 우리나라에 셋밖에 없댄다. 차선책으로 방사선수술인 감마나이프를 한 차례받았고 지금은 추적 관찰 중이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건 살살 달래는거다.

내 반려암세포들이 화가 나면 안되므로

나는 달래고 또 달랜다..나를.


스트레스 받지않기위해

엄마를 일찍 만나지않기위해

아들과 더 오래 살고위해

나는 나를 살살 달랜다


오늘도 속삭인다. 나에게.

괜찮지? 화안났지? 괜찮아..하면서



#삶 #희망 #생각정리 #살아가는법 #뇌종양



작가의 이전글거울속의 낯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