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용석 May 10. 2017

아픔과 눈물, 역사에 쓰여지다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법은 '정의'를 공부하는 학문이다. '정의'는 '법'에 내포된 논리와 결합될 때 우리의 일상적 삶과 멀어지기가 너무나 쉽다. 정의는 늘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다시 일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올해 초, 새 학기를 앞두고 법 공부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기 전에 겸허한 마음으로 우리의 일상이 담겨있는 역사의 현장에 다녀왔다.


광화문의 넓은 도로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어느 쪽에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들이 외치는 내용은 완전히 달라졌다. 노란색 리본을 단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있었고, 그 반대편엔 태극기를 손에 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장소가 있었다.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
태극기를 든 사람들


확성기와 노랫소리로 시끄러운 광화문과 시청을 지나 지하로 들어가자 시끄러운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조곤조곤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세월호의 아픔을 뜨개질을 통해 표현한 세월호 학생들의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었다. 이곳에 모인 우리 모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이야기와 울먹이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더 아픈 사람들은 정작 이곳에 있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가장 큰 아픔을 가진 이 분들은 정작 이곳에 계시다는 것이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난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더 아픈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자신의 힘듦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아픔을 들어줄 많은 사람들이 '듣기 위해' 모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번 누군가가 겪은 아픔은 다른 누군가가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서로가 돕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노란색만 보아도 마음이 시렸던 몇 년간의 시간이 새 희망의 씨앗이 되어 싹트는 오늘이 되길 바라며 미래에 내 자녀가 살게 하고 싶은 이 사회의 모습을 가슴 깊이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대의 아픔을 바라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