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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석 Oct 03. 2016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Frei Aber Einsam

"Frei aber einsam"
(free but lonely)

-브람스-


"자유롭지만 고독한" 혹은 "고독하지만 자유로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고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외로움'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여서,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고 얘기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으며,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사람과 함께한다. 친구와 만나거나 전화를 할때 잠시나마 외로움을 잊지만, 헤어지거나 전화를 끊었을때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그 마음속 깊은 외로움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나 한사람과 연결된 애인(여자친구, 남자친구)을 원한다. 하지만, 연애를 통해서도 외로움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그 해결되지 않는 외로움은 '넌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라는 갈등으로 번지거나,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다른 사람들로 채우거나(바람, 더 많은 친구들), 원래 이런거라며 끙끙 슬퍼하며 마음의 병을 키운다.


그래서 현대에 들어 많은 연애서적은 '덜 사랑하기'를 대안으로 내세운다. 내 마음은 감추고 상대방의 마음은 계속해서 얻어서 내 마음이 더 크게 사랑으로 채워지는 것 처럼..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누군가가 날 더 사랑하는 것이 더 좋은 사랑이라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함께하는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그런데, 그래도 여전히 외롭다. 여전히 쓸쓸하다. 나는 그 이유가 우리가 하는 사랑이 온전치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랑의 본질은 자유인데, 우리가 하는 사랑은 사실 자유가 없다. 내 자신이 자유롭지 않은데, 어떻게 내가 하는 사랑이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내 스스로가 자유롭다는 것은 '○○이 없어도 난 행복하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 아픈 경험들 중 하나는 재수를 하고 수능시험을 본 뒤에 대학 입시 결과를 기다리며 하신주 선교사님 앞에서 "서울대에 못 가도 난 괜찮아요"라는 얘기를 했던 것이었다. 그 짧은 말 한마디를 하는데 어찌나 울었던지. 눈물이 없는 내게 나온 그 눈물은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학벌에 자유롭지 않았었다.


외로움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난 ○○○(이성친구나 애인 혹은 심지어 가족)가 없어도 괜찮아요"라는 말을 내가 지금 할 수 없다면, 나는 내 자신이 자유롭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없어도 괜찮아요'에는 '지금으로 만족해요'가 내재되어 있다. 그 친구가 없어도 괜찮지 않았던 때에 오히려 하나님은 나의 홀로서기를 위해 아픔을 경험하게 하시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결국 외로움이라는 원초적 감정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자유'인데, 외로움과 자유는 함께일 때 '고독'이 되고 그제서야 우리는 자유롭지만 고독한,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진짜 사랑을 위해선 고독 속에서의 자유가 필요하다. 혹은 자유 속에서의 고독이 필요하다. 그제서야 마음의 외로움으로 상대방에게 부자유를 선사하지 않게 된다.


바울은 고독하던 가데스바니아에서 예수를 만나며 자유를 얻었다. 나는 바울처럼 고독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고 싶다.


자유로운 고독은 "외로움의 쓸쓸한 감정에서 나아가 스스로 결정해 하나님과 함께 홀로있는 것".


그 고독을 밟고 올라설 때 보게 될 자유로운 사랑. 나는 오늘도 그 사랑을 바란다. 그리고 외로움이 밀려올 때마다 더 나은 나를 준비해야지. 내 외로움으로 사랑을 요구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누군가의 외로움을 자유로운 사랑으로 안을 수 있도록.


'외로움이 밀려올 때마다'_이대귀


외로움이 밀려올 때마다

깊은 절망이 나를 두르고

산다는 것을 생각해보죠

으음 답이 없는 것 같을 때가 많아요

이런 날 안아 주나요

이런 날 사랑하나요

돌아보나요

외로움이 밀려올 때마다

난 목 놓아 불러요

이 노랠 부르죠

당신을 부르죠

내 노래를 들으시는 이요

어서오세요 지금 내게로

나 당신을 기다려요


쓸쓸한 마음 찾아와

우울한 생각이 들면

노래를 불러요

외로움이 밀려올 때마다

난 목 놓아 불러요

이 노랠 부르죠

당신을 부르죠

내 노래를 들으시는 이요

어서오세요 지금 내게로

나 당신을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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