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써브웨이같아요
그깟 빵 쪼가리가 뭐라고 주문하기도 어려웠어요
여자 앞에선 당황하기 싫어 배부른 척도 해봤죠
혼자서도 가고 친구들과도 가고 몇 년을 가고
이제 겨우 빵 쪼가리 시키는 법 안다고 우쭐댔었는데
앞서 뛰어가던 세상은 불쑥 키오스크를 들여 놓았네요
만 번은 써본 거 뭐가 어렵겠냐 코웃음 쳤지만
떠듬대는 손가락에 한참 기다린 뒷사람은 눈치를 줘요
나는 또 공부해야 해요
절지 않고 키오스크 누르는 법 뭐 그런 것들요
작고 고약한 세상을 공부하고 다 익힐 때쯤이면
Chat-GPT같은 양자 컴퓨팅 같은 입체뇌전도 같은 것들이
키오스크를 걷어차고 우뚝 서있겠죠
그럼 나는 시시포스처럼 우로보로스처럼 뫼비우스의 띠처럼
항상 낯설고 어려운 수학처럼 공부를 시작 하겠죠
써브웨이 하나 먹기 눈물나게 어려운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