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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min lee Aug 10. 2016

13. 버드맨

잘하는거 하고 싶은거 당신의 선택은

바로 그거야. 크고 시끄럽고 빠르게 펑펑 터뜨려, 사람들의 눈을 보라고 반짝거리잖아.  이런걸 좋아하지, 피와 액션을 좋아한다고, 말많고 우울한 철학따위엔 관심이 없어.

버드맨이라는 인기 캐릭터로 호황을 누린 리건. 그가 새로 시작하는 인생은 인생의 철학이 담긴 사랑을 주제로 한 무거운 연극. 아무것도 준비된 것 없이 자신의 재산과 모든걸 쏟아 부어 살아가려는 인생은 세상이 그리 녹녹하게 보지 않아준다. 마음속의 나. 그동안의 나의 인생으로 박힌 나의 마음. 버드맨은 내인생은 옳은길이 아니라 끊임없이 조잘된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인생을 살고 싶은데.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나의 마음도 "하던거나 그냥해, 네가 잘하는게 그거잖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왜 나는 안되는데...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걸 살아도 되잖아...' 세상의 대답은 "노", "넌 원래 그런사람이 아니잖아. 넌 그런일 안했잖아.. 쉬운 인생을 두고 왜 사서 고생을 하니?" 그게 우리가 인생을 두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려할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 할때 다들 나에게 해주는 충고이다.


리간은 그동안 액션영화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흥행보증수표 배우. 그의 장르는 누구나 좋아하는 액션영화. 부수고, 때리고, 날아다니고, 괴물을 물리쳐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야기.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누구나 마음속에 하고싶은 일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포기하고 산다. 편안하고 안락한 미래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나의 또다른 미래인 내 자식들을 위해,  나뿐만 그런게 아냐. 우리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 또 그 위의 나의 원천이 되는 조상님들도 다들 그런 인생을 사셨지.  그래서 우리가 늘 하는 말, "짧고 굵게? 아님 길고 가늘게..." 지금 우리가 사는 인생이 그냥 단순하게 둘중하나인 셈이다.  리간이 선택한 삶은 '나도 연기자다'라고 보여주고 싶은 브로드웨이 연극, 그것도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도 하고, 배우까지 한다.  그에게는 이 인생이 새로운 도전이다. 모든게 잘되면 참 좋은데... 인생이라는 것은 절대 우리를 편안한 아스팔트로 닦은 4차선 도로를 내어주지 않는다. 구불구불, 울퉁불퉁, 그렇지, 이게 바로 인생이지. 제대로 쓴맛을 보여준다. 심지어 나까지도 지금 이 길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긴다. 아직도 나는 그동안 살아온 영화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중부양을 하고, 염력을 쓴다. 왜? 그게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이니깐, 그게 내가 제일 잘한 것들이니깐. 당연하지.



내가 잘하는거? 내가 하고싶은거? 둘중 어떤 인생을 선택할래?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망설인다. 내가 잘한는거라 대답하면 "너무 처세적이다, 미래가 없다, 줏대가 없다, 가늘고 긴 인생이 좋으냐, 삶의 임팩트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하고싶은거 하고 살거야, 라고 답하면 "이기적이다, 미래가 없다, 세상이 그렇게 우스워 보이냐, 그 나이에 인생을 헛 살았다, 밥은 먹고 살것냐 등" 참으로 나의 인생에 쓰디쓴 조언을 해주고 싶은 사람이 주변에 너무 많다. 안그래도 나도 힘든데, 나 조차도 지금 내가 무얼하며 살아야 하는지, 갈등하는데, 그게 힘든데, 이 인생이 내 인생인지, 누구의 인생인지, 알길이 없다. 리간도 많은 것을 포기하며 이길을 택했다. 일단은 용기있는 선택, 하지만 현실은 어렵다. 일단 돈문제, 2단 가족문제, 3단 잘안되네 생각처럼.


우리는 안다. 하고싶은 걸 하고 사는 삶이 진짜 얼마나 존경스럽고, 우러러 보이는지. 왜? 나는 그 삶을 선택하기 너무 어렵기에.. 너무 많은걸 포기해야 하기에.. 그걸 포기한다는 것은 마치 지금의 내인생 전부를, 내가 쌓아온 전부를 포기하는 것이기에.. 그리고 그 포기가 누군가 다른 사람, 바로 가족..의 인생을 건들일 수 있기에... 우리는 그 인생을 살기 힘들다. 우리의 마음과 선택과 인생은 새처럼 자유럽지 못하다.



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파란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 가고 싶어

변진섭이 불렀던.. 내가 중학교 시절인듯.. 인기가 좋아던 그 노래 "새들처럼" 왜 그 노래는 그렇게 인기가 좋았을까? 다들 새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은 않을까?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 논리는 지금 우리 현실에서는 마치 우리의 길을 안내하는 영원히 바뀌지 않을 이정표와 같다. 이 사회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바로 낙오자로 낙인찍일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만든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법"이라는 체계까지 않아도.. 우리가 그동안 학습하고 경험한 여러 관습, 습관 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관습과 습관은 같은 의미를 지니는 구나. 단지 사회는 관습, 개인은 습관으로 나누어질 뿐이다.


리간의 흥행보증수표 영화 "버드맨"은 인생의 최고로 잘나가는 순간이었다. 그는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 영웅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최고의 인생은 그 시절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자유롭지 못해 그가 선택한 적막하고 살벌한 브로드웨이 인생은 오히려 그가 자유롭고 싶은 선택이었나 보다.  마지막 순간 리간은 본인이 선택한 첫 연극에서 이루고 싶은걸 이루고 - 비록 태어날때 가지고 나온 코는 잃었지만 - 새의 부리와 같은 코도 새로 생기고, 진짜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진정한 "버드맨"이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가 택한 길이 죽음으로 자유로와지지 않도록 그렇게 속으로 바랬는데... 비록 영화지만, 허구와 같은 인생이지만, 그런 인생이라도 진짜 하고싶은걸 하고, 이루고, 자유로와 지길 진심으로 바랬다.


난 못하는데, 넌 진짜 너가 하고싶은 걸 하고 사는구나. 개부럽다.

우리는 주변에 많은 친구들과 아는 사람들에게서 그의 삶을 우러르고 부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우리는 "걔네집 원래 돈 많잖아, 학교를 좋은델가서, 공부열심히 했으니 보상받아야지, 남편을 혹은 마누라를 잘 만났잖아, 부모님한테 받은 땅때문에 인생폈지, 졸부야 졸부,"라고 비아냥거리고 비하하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맺힌 한을 풀어야 겠지.  내인생을 열심히 살자고 하는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왜? 나도 똑같은 일반인이니까. 그게 평범한 우리네 일상아니겠는가? 리간도 자유분방하게 살며, 연기를 진짜 잘하는 마이크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잘났네, 저 잘났네' 떠들어 대는 것이 얼마나 꼴 보기 싫은지, 더구나 내 딸까지 건드려, 아니, 내딸이 나보다 저 사람을 더 좋아하잖아, 속을 태운다.


진정 내 인생을 여기고 내인생만 생각하고 살 수 없는 것인가? 이토록 삶이라는 것이 쉽게 쉽게 살아가지지는 않는가보다. 하긴 쉬운 인생보다는 스펙타클한 인생이 더 우리의 기억에 남겠지. 평범한 인생도 이렇게 스펙타클한데,,, 새로운 모험적인 인생을 살라니... 얼마나 우리의 선택이 어려운 것인가.  


우리는 살면서 우리가 보는 관점과 생각이 우리의 인생살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 그런 관점으로 볼때 지금 필자나 여러분의 인생은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왜? 아직도 그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삶을 살고 있으니까.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기를 호흡하며 숨을 쉬고 있으니까. 그러니,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해 아쉬워해도 좋고, 용기를 내어 시도해보는 것도 좋고, 가끔은 그런 인생을 부러워도 하고, 시샘에 비하하는 것도 좋다. 단 상대방의 인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아보자. 인생아. 그 끝을 보자구나.



제87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수상 작품

매년 2월정도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일명 오스카상인가, 영화를 잘 보지 않아도 어떤 작품이 어떤상을 탔는지 한번쯤 궁금해 하는 시상식. 본 영화들은 광선이 나가고, 마스크를 쓰고, 지구를 구하는 영웅들밖에 생각이 나질 않지만 그래도 궁금해하는 시상식, 그래서 가끔 우리는 헐리우드의 노예가 아닌가 하는, 심하게 이야기하면, 미국의.... 아니다.   특히 최고의 상인 작품상은 매년 궁금하기만 하다. 하지만 막상 찾아 보려고 해도, 왠지 손이 잘 가지 않는 이유는 아카데미 작품상은 우리가 접하던 헐리우드의 영화와는 영 딴판이라는 인식때문에, 찾아 본다고 해도 영화시작하고 40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에이 헐리우드는 액션영화로 흥행해서 돈벌어들이고, 이미지 용으로 이런 영화를  작품상으로 주는 구나"라고 비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버드맨"도 마찬가지, 40분을 지루하게 봐야하고, 왠지 그럴듯한 스토리와 내용으로 "헐리우드의 이미지를 살려주는" 듯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나름 영화평론가적인 "감"들이 남으니, 일단 각본 자체가 너무 좋고, 인물들을 중심으로 극장의 작은 복도를 카메라가 뒤에서 따라가거나, 앞에서 이끌거나 하는 장면이 나름 스릴러 영화만큼이나 긴장감이 있고, 거기에 음악상까지 주고 싶은 드럼의 지속적인 배경 음악깔기도 아주 잘 조합된 영화이다. 마치 버드맨의 이야기의 주인공과 같은 주인공 리간, 마이클 키튼의 연기는 진짜 맞나? 싶을 정도. 그도 역시 새 종류인 배트맨을 했으니, 그의 삶이 바로 리간이자, 버드맨이 아니었을까?


버드맨 만의 특별한 포스터 이야기.. 보시면 알게됩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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