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1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이 Aug 16. 2018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길고양이 도시 생존기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걷기조차 무더운 날씨다.

길고양이들이 그늘 밑에 축 늘어져있다.

사람도 이리 더운데 고양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지붕이 없는 길고양이들의 삶은 어떨까?

길고양이라고 불리는 그들에게 삶이란 무엇일까?


‘MBC 스페셜’ 도시 x 자연 다큐멘터리 Ⅰ - 고냥이


지난 8월 13일 방송된 ‘MBC 스페셜 고냥이’편은 길고양이들의 도시 생존기를 그렸다.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킹을 보고 있자니 마치 내가 고양이가 된 기분이었다.

국내 길고양이는 약 100만 마리로 추정된다.

도시는 길고양이들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 하고, 도로 위를 쌩쌩 달리는 차를 알아서 피해야 한다.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길고양이들은 이 험난한 도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만삭의 어미 고양이. ‘MBC 스페셜’ 캡처.


만삭인 고양이가 어느 공장을 찾아왔다. (사진 2-1, 2-2 참조)

고양이는 새끼를 배면 안전한 출산 장소를 찾아 나선다.

이 고양이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인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을 택했다.

고양이의 출산 시간은 짧게는 네 시간, 길게는 이틀.

공장을 찾아온 만삭의 고양이는 여섯 마리의 새끼를 건강하게 낳았다.

그렇게 소중한 생명들이 태어났다.


생후 7일차 아기 고양이. ‘MBC 스페셜’ 캡처.


길고양이의 수명은 3년을 넘기지 못한다.

태어난 길고양이 네 마리 중 한 마리가 겨우 살아남는다.

그들을 보살피는 사람들을 캣맘, 캣대디라고 부른다.

캣맘과 캣대디는 손수 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다친 고양이들을 치료한다.

이 따뜻한 손길 덕분에 많은 길고양이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동생이 자동차 엔진룸에서 아기 길고양이를 구조했다.

자꾸만 동생을 졸졸 따라오는 게 눈에 밟혀 집에서 키우게 됐다.

처음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안 먹어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툭하면 밥 달라고 다리를 잡아당긴다.

애교가 정말 많아서 우리 가족의 엔돌핀이 됐다. (이름은 복동이다^^)


구조 당시 복동이의 모습.
지금은 이렇게나 귀엽고 건강하다.


생명이라는 건 참 소중하고 신비하다.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았던 복동이가 지금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무언의 안도감이 느껴진다. 

만삭의 고양이를 보살펴 준 캣대디도 나와 같은 감정이었을까.


길 위의 생명이 위태로우면,

인간이 지붕 역할을 해주면 된다.

도시에서 상생하는 삶은 어렵지 않다.


이번 방송은 ‘MBC 스페셜’이 새롭게 시도한 <도시 속의 자연> 테마 다큐멘터리였다.

다음 편에 도시 속 어떤 자연의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기대된다.


“아마도 내일은 오늘과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질 겁니다.
괜히 주변을 기웃거리고 쉽게 발걸음을 뗄 수 없을지도 모르죠.
치열한 생존 속에도 찬란한 낭만을 간직한 우리들이 이 도시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젠, 당신도 알게 됐으니까요.”
‘MBC 스페셜 - 고냥이’ 내레이션 中


매거진의 이전글 아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더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