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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배려의 민족입니다.

배려는 관심이요 행복을 나누는 것

by 향기나는남자

공원 정상에 올라가면 철봉이 하나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못 봤던 녹색 줄넘기가 하나 묶여 있네요.



오늘은 운동량이 조금 부족하다 싶어 누구 것인지 모를 줄을 풀러 줄넘기를 했습니다. 끝나고 같은 자리에 줄은 묶어 놓았고요.



공원을 내려오면서 누군가의 배려란 생각이 듭니다.



본인이 운동하고 싶어서 줄을 묶어 둘 수도 있지만 본인만 이용하려 했다면 좀 더 은밀한 곳에 숨겨두었을 것 같아요.



눈에 확 띄는 장소에 있다는 건, 다른 사람도 이용하라는 배려입니다.



공중전화가 기억나십니까?



백 원짜리 동전을 넣고 통화를 하면 남은 잔돈은 모두 어떻게 하셨나요?



혹시 전화기 위로 수화기를 올려놓고 가지 않으셨나요?



잔돈 40원 사용하려고 해 봤자 애매합니다.

하지만 다음 통화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하죠.

사랑하는 사람과 통화하는 시간이 30초 늘어납니다.



"아 이제 동전이 없어서 전화 끊길 것 같아"




"사랑해 자기야"




마지막에 내 사랑이 전해주는 '사랑해 자기야' 란 목소리를 끊김 없이 모두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우린 그 시절 잔돈을 남기고 간 것이 아닙니다.

타인의 행복을 위한 마음을 두고 갔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행복함을 알기에

그 행복을 타인에게도 남겨두고 간 것입니다.



우리는 배려의 민족입니다.

그때 당신처럼 오늘도 배려 한 스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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