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교사들

#3. 기간제, 그 치열함과 허술함 사이_면접

by 노력하는 행아

다행스럽게도 몇 개 학교에서 2차 시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2차는 보통 수업 실연과 인성 면접 정도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시험을 보러 오라는 연락뿐 수업 실연 준비와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다. 행아는 급히 학교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내일 2차 시험을 치러 가는데 몇 학년 무슨 내용을 준비해 가면 될까요?"

"그냥 아무거나 준비해 오시면 돼요."

".... 네?..."


물론 모든 학교가 이렇게 지원자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학년이나 단원을 지정해 주거나 시험 당일에 모든 지원자에게 내용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공립학교에서 교사에게 요구하는 자질은 보통 유사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학교에 따라 체계가 다른 것일까?

행아는 그 답을 나중에 본인이 면접관으로 참여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이 과정의 체계성은 참여하는 교사, 교무부장, 교감의 지성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지원자들의 역량은 동일한 내용을 어떻게 소화하는지를 봐야 명확하게 비교가 가능하다. 이 단순하면서도 자명한 이치를 모르는 경우 그냥 아무거나 준비해 와서 해봐라가 되는 것이고 아는 경우 동일한 성취기준, 동일한 시간 등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육청과 교육부가 큰 틀을 제시하지만 실제적인 많은 부분은 학교 자체의 역량에 맡기는 경우가 엄청 많다. 학교 상황에 맞는 자율적 운영이라는 취지는 좋으나 명확하고 공정해야 하는 것들까지 자율에 맡겨버리니 일부 학교에선 체계 없이 굴러가는 게 상당한 것이다.(코로나 때 특히 교육청과 교육부의 무책임함과 현장의 혼란스러움이 크게 드러났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에 얘기하도록 하겠다.)


이렇게 허술하고 체계가 없는 과정이지만 행아가 뚫기에는 여전히 치열했다. 예전 회사 면접을 볼 때 행아가 사범대 출신이라는 게 일부 면접관들에게 트집거리가 되는 경우가 있았다.


"김행아 씨는 사범대학 출신이니 회사 힘들면 그냥 교직으로 돌아가는 거 아니에요?"


지금이야 행아는 "교사되기가 그렇게 쉬운 줄 아냐!"라고 외칠 수 있지만 그때는 그들의 불신을 누그러뜨리고자 수차례 회사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피력하곤 했다.


학교 면접에서는 최소한 이런 삐딱한 시선을 받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번엔 행아의 긴 학교 생활이 문제적 요인이 되었다. 여기서 취업 준비를 했다고 대답하는 게 득일지 실일지 모르겠어서 무난하게 임용 준비를 했다고 말했는데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이 학교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정교사도 아니고 1년짜리 기간제 지원에 임용 공부로 충성심을 판단할 줄이야. 치사하다 싶어서 간 공립에서는 유관 경험이 없는 걸 문제시했다.


회사나 학교나 정말 이해 못 하겠는 게 '경력이 많은 신입'을 요구한다는 거다. 그게 말이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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