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아일랜드, 베링턴 부처리
미국에서는 정육점을 뭐라고 부를까?
Butcher shop (부처샵)
Noun
a shop in which meat, poulry, and sometimes fish are sold
a shop in which meat, poultry, and sometimes fish are sold
Butchery(부처리)
Noun
a place where animals are kileed for their meat or is prepared for sale
미국에서는 정육점을 부처샵 또는 부처리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종종 스테이크 집 이름을 부처샵이라고 짓는 경우가 있다.
부처샵=정육점
부처리=도살장, 정육점
우리 동네에도 정육점/부처샵이 있다. 'Barrington Butchery'
베링턴 부처리. 베링턴은 우리 동네 이름이다.
부처샵(정육점)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을 판다.
이곳은 고급 정육점이다. 이곳에서 파는 고기는 마트에서 파는 가격의 3배에서 5배다.
하지만, 여기서 파는 고기들은 마트에서 파는 고기보다 월등하게 맛있다.
남편과 둘이서 '도대체 여기서는 소, 돼지, 닭한테 뭘 먹이는 걸까? 마약 먹이나?'라고 의심을 했을 정도다.
우리 집에서는 고기를 자주 먹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기가 당기는 날, 특히 스테이크가 먹고 싶은 날에는 여기서 립아이, 뉴욕 스테이크, 또는 텐더로인(안심 스테이크)을 산다. 종종 손님이 오는 경우에도 여기 부처샵에서 쇠고기를 산다.
코비드 이후에 처음으로 필라델피아에 사는 친한 동생이 놀러 왔을 때는 1킬로에 14만 원 하는 와규를 산 적도 있었다. 솔직히 가격이 사악하리만치 비쌌던 와규의 맛은 한인마트에서 파는 와규보다는 별로였다.
보통 스테이크 용 쇠고기는 0.5kg당 3만 원을 넘기 때문에 딱 먹을 만큼만 산다.
식비 절약, 미니멀 쿡을 하기 전에는 겁도 없이 1킬로에 5만 원 하는 립아이를 얇게 썰어달라고 주문했다.
일반 대형마트에서는 불고기용, 필리스테이크용으로 얇게 썰은 고기는 스테이크의 1/2 가격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립아이 스테이크 용을 그대로 썰어주기 때문에 스테이크용과 가격이 같다.
립아이를 얇게 썰려면 일단 쇠고기를 통째로 얼린 후에 고기를 슬라이스 하는 기계로 썰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하루 전에는 전화로 주문을 해야 했다.
"Hi, I'm Isabelle(이자벨은 내 영어이름), Can I have shaved steak tomorrow?"
그렇게 주기적으로 전화주문을 하다 보니, 부처리 아저씨가 내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버렸다.
최근에는 아주 오랜만에 갔는데도 아저씨는 반갑게 "하이! 이자벨!"이라고 불러주셨다.
그날은 함께 간 친구에게도 이 집 소시지와 폭찹이 엄청나게 맛있다고 추천했고, 우리는 똑같은 내용물이 든 봉투를 가지고 나왔다.
막 차를 타려는데, 아저씨가 뒤에서 "이자벨!!!'하고 급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아, 나 오늘도 카드 두고 왔나 보네!'하고 돌아갔더니, 아저씨가 나에게 준건 며칠 된 핫도그고 오늘 받은 것이 있다면 바꿔가라고 하셨다.
단골의 혜택이란!
돼지고기 등심은 폭찹이라고 하는데, 따로 소금 간을 하지 않아도 되게 이미 간이 배어있다.
두께가 두껍고 육질이 매우 부드럽다.
돼지고기 수육이나, 그냥 구워 먹고 싶을 때는 여기서 뼈가 없는 폭찹을 사는데,
0.5kg에 만 원 정도 한다. 마트에서는 보통 5천 원이면 살 수 있다.
특히 반드시 여기에서만 사는 품목이 있는데 바로 소시지다.
마트에서 파는 소시지는 백 퍼센트 엄청 짜다. 한국에서 먹는 소시지의 3배 이상은 짜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베링턴 부처리에서 파는 소시지는 훨씬 덜 짜다. (그래도 한국 소시지보다는 더 짜다.) 가격은 개당 2불이다.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4배는 비싸다.
미국 음식이 덜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너무 짜거나 달기 때문이다.
적당한 간의 기준이 한국 사람에서와는 다르다.
한국에서는 소시지라고 부르는 것을 핫도그라고 부른다.
처음에 갔을 때 모르고, 소시지라고 했더니 진짜 돼지창자에 여러 가지를 갈아서 넣은 이탈리안 소시지를 주려고 한 적이 있다.
가을날에 가족과 친구들과 모여서 뒷마당에 모닥불(파이어 핏)을 피워놓고 핫도그를 꼬챙이에 끼워서 불에 대고 소시지가 팍 터질 때까지 구운 다음에, 핫도그 번에 끼워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제는 우리의 할로위 트레디션이 되었다.
닭고기도 마찬가지다.
종종 마트에서 산 닭고기는 냄새가 나거나 퍽퍽한데, 여기 베링턴 부처리에서 산 닭고기는 냄새도 나지 않고 부드럽다.
몸이 으슬으슬하게 춥고 삼계탕이 먹고 싶은 날에는 여기서 닭 한 마리를 사서 푹 고아먹는다.
그렇게 닭 한 마리를 먹고 나면 굳었던 몸이 확 풀리는 기분이다.
가격이 너무 세서 자주 올 수는 없지만, 고기가 생각나면 오는 곳이다.
적게 먹더라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