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티엔 추오, 게이브 와이저트
밀레니엄 세대 중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구독 경제의 선구자라 불리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플로, 밀리의 서재 등을 이용 중이다. 영화, 음원, 도서의 구독 서비스는 일상이 된 지 오래고, 미술품이나 자동차, 심지어 비행기까지 구독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구독 경제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 및 소유하는 게 아닌, 한정된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내고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의 새로운 유망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기업인 티엔 추오다. 그는 자신의 저서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을 통해 이렇게 주장한다. '히트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판매해 고정 비용을 희석시키고 마진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던 기존의 비즈니스의 모델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제품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을 통한 반복적 수입 recurring revenue(반복적 매출)의 창출을 위해 고객을 '구독자 subscriber'로 전환시켜야 한다.'티엔 추오는 이런 변화를 위한 환경을 '구독 경제 Subscription Economy'라고 설명한다.
구독 경제가 2020년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이 뻔한 이야기를 지금의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구독 경제는 마치 작가가 글을 써서 책을 내는 일과 비슷하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특정 고객 기반의 니즈를 바탕으로, 그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모든 비즈니스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티엔 추오는 말한다. 보통 아마추어 작가는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먼저 쓰고 그것을 모아 책을 만들고 홍보하며 베스트셀러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구독 경제 논리에 따르면, 독자의 타깃을 먼저 세우고, 그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써서, 처음의 타깃층에게 집중 홍보하면 자연스럽게 구매가 일어나게 돼있다. 그렇게 책이라는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닌 특정 고객 기반의 니즈를 바탕으로, 그 독자층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독자가 만족한 작가의 책은 반복적 구매가 이루어지고, 그들은 곧 -티엔 추오가 말하는 적극적이고 충성스러운 구독자의 모습인-작가를 응원하는 팬으로 전환된다. 혹자는 그것은 월 이용료를 내지 않으니 구독 서비스가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티엔 추오는 월 이용료를 내지 않는 우버를(p.90) 예시로 들어 설명한다. 구독 경제의 핵심은 월 구독료의 유무가 아닌, 고객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헌신적인 구독자 기반을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가는 일련의 서비스다.
글쓰기 강좌를 듣다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글을 쓰기 전 당신의 앞에 상상의 의자를 만드세요.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독자를 의자에 앉혀놓고 글을 쓰세요." 그러므로 제품만 만들어 많은 판매처에 뿌리고 홍보하며 팔리기를 기다리는 구시대 비즈니스 모델은, 사람을 초대해 놓고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는 불친절한 작가의 모습과 닮았다. 이제는 상상의 의자에 앉아있는 소비자와 독자에게 관심을 쏟아,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불편한지 마음을 헤아리며 목소리에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우리 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꺼내 주어야 한다. 이것이 2020년 구독 경제를 대처하는 기업과 작가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