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 윤동주 외 지음
이 글은 시집을 읽고 영감받아 가톨릭의 '배우자를 위한 기도문'을 각색하여 썼습니다.
미래의 배우자를 기다리는 누군가에게도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랑의 신이시여.
이사악을 위해 리브가를, 롯을 위해 보아스를 예비해 놓으셨던 것처럼
어느 곳엔가 있을 제 운명의 그 사람도 지켜주소서.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일이 힘겨워도 극복할 힘을 주시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포용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슬픔 속에서도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주시고,
기쁨 속에서도 슬픔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그리하여 절망 속에서도 희망하는 법을 알게 하시고,
자신의 성공에만 취하기보다, 이웃의 눈물도 바라볼 수 있는 자가 되게 하소서.
자신의 부족함을 통해 타인의 부족함을 헤아릴 수 있는 자 되게 하시고,
자신의 고통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가늠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그렇게 자신의 삶뿐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로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서로 다른 우리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함에 노여워하기보다,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려는 노력에 감동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가 되게 하소서.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 서로를 원망하기보다,
함께 힘을 모아 벽을 무너뜨리면 다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그리하여 서로 손을 잡고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자 되게 하소서.
그러나 신이시여.
제가 아직 그 사람을 만나기에 부족하다면, 혼자 있는 시기를 더 연장하여 주소서.
그 시간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저의 모난 부분을 성찰하여 다듬게 하소서.
제 안에 있는 교만을 바라보며 자신을 낮추는 방법을 알게 하시고,
제 안에 있는 상처를 치유하여 건강한 영혼을 갖게 하소서.
그 결과 그 사람만을 온전히 섬길 수 있는 사랑을 제 안에 싹트게 하소서.
저의 오랜 고독의 시기로 인해 지치거나 원망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 시기를 통해 한 사람과의 인연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깨닫게 하소서.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고 먼 길을 걸어야 했는지 기억하게 하시어, 서로의 수고를 보듬게 하소서.
서로를 자기의 이기심으로 바꾸려 하지 않고, 신께서 빚으시고 보기에 좋았다는 말씀처럼
우리 또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가 존중할 수 있게 하소서.
그렇게 때가 이르러 서로 마주 바라볼 때,
만나기 전부터 서로 응원하고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시고,
신께서 지켜주신 그 사람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아볼 수 있는 맑고 빛나는 눈을 주소서.
그리하여 두 사람이 인생 여행길을 한마음으로 걸으며,
아름다운 추억을 하늘나라까지 쌓아갈 수 있게 축복하여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