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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영 Oct 24. 2021

알아두면 골프장에서 유용하게 써먹는 14가지 이용 순서

골프장에 가기 전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그러나 반드시 알아둬야 할 팁

골프 칠 기회가 있는 사실만으로 행복해지고,
아침 해를 기다리는 게 지루해질 정도다.


1965년에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선정됐던 미국의 프로 골퍼 벤 호건이 했던 말이다. (Ben Hogan : 9세 때 아버지가 자살하면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골프장 캐디 일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골프를 배웠다. 원래 그는 왼손잡이였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귀한 왼손잡이용 중고 골프채를 구입할 수 없어 오른손 클럽으로 골프 기술을 익혔다. PGA 투어 메이저대회 9승을 포함하여 총 63회 우승하면서 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였다)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그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유부남들이 라운딩을 가기 위해서 한 달 전부터 아내의 기분을 맞춘다는 말이 근거 없이 떠도는 것이 아니다.


만약, 생전 처음 골프장에 가는 골린이라면 어린아이처럼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잠까지 설치게 된다. 그렇게 뜬 눈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양의 숫자를 헤아린 후, 골프 라운딩 준비물을 야심 차게 챙겨서 집을 나선다. 

그러나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멘붕이 찾아온다. 필드 경험이 많은 동반자들과 모여 함께 골프장에 도착하면 상관없지만, 혼자 차를 몰고 클럽하우스에서 만나기로 한 경우에는 이상한 나라의 골린이가 된다.


일단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저 멀리서 낯선 사람들이 내 차를 향해 손짓하며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바짝 긴장하게 된다. 나에게 다가오던 사람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차량 뒤쪽으로 가는 상황을 백미러로 지켜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눈치 게임이 시작된다.


백미러로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들이 운전석 옆으로 다가와 트렁크 문을 열어달라고 하면, 당황해서 백미러 버튼을 눌러 접어버린다.

아뿔싸! 대부분 이런 내용은 누가 따로 알려주지도 않고, 골프 서적에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 이용 순서를 모른 채 혼자 차를 몰고 클럽하우스에서 가면 이상한 나라의 골린이가 된다.


그래서 골프 게임에 임하기 전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그러나 당연히 알아야 할 유용한 팁을 공유하려고 한다.


골프장을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순서


1. 집에서 출발하기 전 캐디백과 보스턴 백은 트렁크에 함께 싣는다.


2. 골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클럽하우스 정문에 정차하고 트렁크를 열어준다. 골프장 직원들이 트렁크에서 캐디백과 보스턴 백을 꺼내어 캐디백은 카트 차고로 보내고, 보스턴 백은 입구 선반에 올려둔다.


3. 직원이 백을 꺼내고 트렁크를 닫으면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주차한 후 걸어서 클럽하우스로 다시 돌아간다.


4. 입구 선반에 놓인 자신의 보스턴백을 들고 클럽하우스 안에 있는 리셉션 데스크(카운터)로 간다. 골프장을 예약한 사람 이름과 TEE-OFF 시간을 말하고, 예약 확인이 끝나면 본인 이름과 연락처를 종이에 적는다. 이를 확인한 직원은 락커 번호가 프린팅 된 종이(디지털 번호키일 경우)를 주거나, 개인 락커 키를 준다.


5. 성별이 구분된 락커로 이동하여 해당 번호의 락커를 열고 옷을 갈아입는다. 보스턴 백은 락커에 넣고 파우치백만 꺼낸다. 파우치 백 안에는 반드시 현금으로 된 캐디비와 자동차 키를 넣어야 한다.

디지털 도어록 락커의 경우에는 종이에 쓰여있는 순서대로 4자리 비밀번호를 만들어 열고 닫으면 된다. 

만약,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락커 입구에 있는 관리자에게 부탁하면 해결해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6. 환복 후 파우치백을 들고 스타트 광장이라고 부르는 카트 대기 장소로 이동한다. 만약, 동반자들과 클럽하우스 안에서 조식 또는 차 한잔하기로 했다면 해당 장소로 이동하면 된다.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을 이용할 시 본인 이름과 티오프 시간만 알려주고 그 자리에서 결제하지 않는다.


7. 골프장에 따라 라운딩 전 스윙이나 퍼터를 연습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연습 공간에서 긴장된 몸을 풀고 그날의 컨디션을 체크한다.  


8. 캐디를 포함한 동반자들과 체조를 한 후 즐겁게 라운딩을 한다. 단, 함께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다가도 동반자가 샷을 하는 순간만큼은 집중할 수 있도록 침묵한다.  


9. 그늘집에서 음식을 먹을 경우에도 본인 이름과 티오프 시간만 알려주고 그 자리에서 결제하지 않는다.


10. 라운드 종류 후 스타트 광장에서 장비를 체크하고 사인한 후 캐디비 정산을 그 자리에서 한다. (간혹 골프장에 따라서 클럽하우스 카운터에서 총 결제하는 경우도 있다)


11. 에어워셔로 골프 신발과 온몸에 뭍은 흙과 잔디를 한 번 씻어낸 후 다시 모여 카트에 탄다. 캐디가 각자 차량 앞으로 카트를 몰고 가서 캐디백을 내려주면 트렁크에 싣는다.


12. 다시 카트를 타고 클럽하우스로 돌아가서 샤워를 한다. 일상복으로 갈아입고 모든 것을 보스턴 백에 넣은 후 카운터에서 비용을 정산한다. 이때,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이나 그늘집에서 사용한 금액을 그린피와 한꺼번에 결제하면 된다. 자신이 먹은 것 외 다 같이 먹은 것은 동반자와 협의 후 1/n로 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제 시 직원에게 말하면 알아서 계산 후 알려준다.


13. 다시 자신의 차량이 있는 주차장으로 걸어서 이동하여, 차를 몰고 골프장을 그대로 빠져나오면 된다.


14. 골프는 19홀이란 말이 있다. 하루 종일 동반자와 운동한 후 함께 하는 뒤풀이 식사는 일상의 고단함을 잊게 해 준다.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을 이용해도 좋지만, 골프장 주변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좋다. 미리 알아두어 예약해 놓는 센스도 훌륭한 매너다.



※ 일부 명문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무료 발레파킹과 보스턴백을 락커룸과 차량까지 운반해 주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원의 차키를 소지한 직원이 직접 캐디백과 보스턴백을 회원 차량 트렁크에 운반해 놓는다. 골퍼는 샤워  결제가 끝난 상태에서 클럽하우스 앞에 대기해 놓은 카트를 타기만 하면 된다. 


그다음은 직원이 알아서 회원 차량이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골퍼는 자기 차량 앞에서 내려 바로 운전하고 떠나면 된다.

명문 회원제 골프장에서 골퍼는 오직 자기 한 몸만 잘 챙기면 되니, 역시 명문은 명문이다. 


Let's go to the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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