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드 Oct 02. 2020

읽기 복습

복습 방법 1

복습 방법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는 읽기처럼 좋은 방법도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의 내용은 교과서에 읽어야 할 ‘글’로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읽기 복습은 수업시간에 다룬 교재나 참고자료를 읽으면 되기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 풀기의 경우 문제집에 나온 문제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만 알 수 있는데 비해, 교과서나 참고서 등을 읽으면 과목의 전체적인 내용과 구조를 빠짐없이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복습용 읽기가 이만저만 따분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처음 보는 재미있는 책이라면 모를까 보통 복습을 위해 읽게 되는 책은 대게 교과서나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책, 복사물이기에 흥미 있게 읽히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읽는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고 읽은 내용이 머리에 남게 하려면 일반적인 독서할 때와는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바로 앞서 말한 출력식 읽기입니다. 책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표시하고 구조를 만들고 퀴즈를 내는 등 뭔가를 생산해내는 읽기가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따분하고 느슨하기 쉬운 읽기를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바꾸어줄 출력식 읽기 방법을 알아봅시다.


키워드와 중심 내용 표시하기 - 먼저 글의 내용을 파악하자

읽기가 잘 된다는 것은 내용을 잘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사회나 국어 교과서를 읽을 때면 학생들이 읽기에 집중하고 글을 쉽게 이해하도록 교실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주요 단어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고 단어의 뜻에 밑줄을 치는 것입니다. 저 역시 학생들에게는 물론이고 저 자신도 혼자 책을 읽을 때면 이렇게 연필 표시를 하곤 합니다. 표시하며 읽으면 글의 요지를 찾고 표시하느라 집중하게 되고 중요한 내용 표시가 교과서에 남게 되어 여러 번 복습하기에도 유용합니다.


그렇다면 교과서에 표시해야 할 글의 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것은 국어시간에 배우는 문단의 원칙, 즉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만 담긴다.’는 원칙을 생각하며 교과서 글의 각 문단에서 하나의 중심 생각을 찾아내면 됩니다. 새로운 문단은 한 칸 들여 쓰기로 시작되는데 국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과서 글은 한두 문단 분량이라서 어렵지 않게 문단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 문단의 중심 생각은 보통 반복되는 단어나 문단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한 문단을 읽어도 이런 단어나 내용을 찾기 어렵다면 도와주거나 설명하는 내용들을 지워가며 문단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를 가려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약 문단의 생각을 대표할 단어나 문장이 글에 없다면 그 문단이 결국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문단 옆에 나의 말로 직접 써볼 수도 있습니다.


교과서 각 문단마다의 글의 요지를 파악했다면 이것들을 종합해서 글 전체의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공부할 때 긴 글을 읽는 방법은 ‘5학년 1학기 국어-나, 9.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읽어요’ 단원에서 ‘설명하는 글을 읽는 방법’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교과서에 수록된 글들은 국어의 문학작품이나 주장하는 글을 제외하면 대부분 설명하는 글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과서는 지식을 제시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서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회든 과학이든 수학이든 교과서의 글을 읽고 그 글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이 곧 교과서의 지식을 습득하는 일입니다. 교과서 읽기는 설명하는 글 읽기인 셈인 것입니다.


목차를 기준으로 분류하며 읽기 – 글의 내용을 머릿속에 구조화하자

한 시간 분량의 교과서 글의 핵심 내용이 파악되었다면 이제 그동안 공부했던 여러 내용들을 일정한 구조로 만들어 머릿속에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목차를 읽어야 합니다. 공부할 때 교과서의 글을 읽는 것은 이해가 가겠지만 목차를 읽는다니 좀 생소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공부할 때 교과서 목차를 읽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공신닷컴의 강성태 대표는 공부를 시작할 때면 목차를 읽었고, 읽은 정도가 아니라 종이에 따로 써서 갖고 다니며 틈틈이 보고 줄줄 외웠다고까지 말합니다. <강성태, 『미쳐야 공부다』 (다산에듀, 2015)> 시험에 제목 쓰기가 나오기라도 하는 걸까요? 그는 왜 목차에 이렇게 집착했을까요? 그것은 교과서의 목차와 제목이 그 과목의 골격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제목을 정확히 알고 그 연결 관계만 생각하면 곧 그것이 과목 전체의 내용 구조가 됩니다. 구조가 파악되면 거기에 살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내용이 정리되지요. 단원 제목과 제목간 관계를 안다는 것은 과목 전체의 구조를 파악했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공부할 내용을 '서랍에 넣을 물건'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목차의 각 장 제목은 내용을 담을 일종의 서랍이 되는 것이지요. 속옷 서랍에는 속옷만, 웃옷 서랍에는 웃옷만 담는 것처럼 단원 이름이 붙은 서랍에는 거기에 해당하는 내용만 담게 됩니다. 온도와 열 서랍 속에는 다시 더 작은 칸, 즉 1) 고체에서의 열의 이동, 2) 액체에서의 열이 이동, 3) 기체에서의 열의 이동 칸을 만들고 해당 내용들을 각 칸에 분류해서 담는 것이지요. 읽으면서 목차를 파악하는 일은 이렇듯 일종의 '분류'입니다.


찾을 수 없는 물건은 꺼내어 사용할 수 없듯이, 공부한 각종 내용이 머릿속에 뒤섞여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른다면 사실 아예 모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애초에 처음 읽고 받아들일 때부터 잘 분류해서 넣어야 합니다. 만약 오늘 알코올램프에 불을 켜고 그 위에 비눗방울을 부는 실험을 했다면 이 내용이 ‘기체에서의 열의 이동’이라는 서랍으로 분류됨을 떠올려, ‘이 실험은 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여 기체에서의 열의 이동이 대류를 통해 일어남을 보여주는 실험이야.‘라고 생각하며 교과서를 읽는 것이지요. 단순히 ‘불을 켜고 비눗방울을 불면 위로 올라간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기억하려는 실험이 아닌 것입니다.


문제 내고 답하며 읽기

아무리 방대한 내용의 공부도 그저 여러 번 읽기만으로 공부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공부법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인 변호사인 야마구치 마유의 저서『7번 읽기 공부법』에 나오는 읽기 공부법입니다. 공무원 시험이나 사법시험과 같은 자격시험을 준비하자면 까다롭고 많은 양의 공부를 소화해야 하는데, 마유는 이런 시험들을 읽기 공부로 몇 번이나 수석 패스했습니다. 그녀의 공부법에 대해서는 ‘읽기만 한다고 그렇게 될 수 있겠느냐’며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면 마유의 읽기 공부는 그저 수동적으로 여러 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닌 철저히 출력식으로 읽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7번 읽기 공부법도 3번을 읽을 때까지는 일단 받아들이는 읽기를 합니다. 다만 구조를 만들며 읽는다는 점에서 마냥 수동적인 읽기는 아닙니다. 첫 번째는 제목, 두 번째는 제목 간의 관계, 세 번째는 제목 간의 관계에 살을 붙인 줄거리를 파악합니다. 앞의 꼭지에서 보았던 것처럼 일종의 구조 서랍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4번, 5번째가 되어서는 핵심어(키워드)를 인식하고 핵심어의 뜻을 알아냅니다. 만들어진 구조 서랍에 중요한 내용들을 추려서 제자리에 담는 것이지요. 마지막 6, 7번째 읽을 때는 그 장에서 중요한 핵심어는 무엇이었고 그 내용은 어떤 것인지를 미리 떠올렸다가, 책을 읽어가며 이것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책을 읽다가 내용이 나타날 즈음에 ‘국가 권력을 국회, 정부, 법원이 나눠 맡는 것을 삼권분립이라고 했지’라고 예상하고, 그 부분이 나타났을 때 내용을 확인하고는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와 같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일종의 퀴즈게임을 하며 읽는 것입니다. 꼭 7번을 읽지 않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기 공부를 할 때, 전에 읽었던 내용을 기억했다가 이렇게 마음속으로 나올 내용을 예상하고 맞히는 읽기를 한다면 충분히 출력식 읽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읽은 후에 요약해보기

긴 글을 읽은 후에 글이 잘 이해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읽은 내용을 요약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요약은 문단별로 파악한 내용을 종합해보아서도 할 수 있고, 아예 글의 내용 전체를 2~3문장정도로 짧게 요약해서 말해보거나 써볼 수도 있습니다. 읽은 후에 요약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읽기를 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글을 읽는 처음부터 요약할 목적을 갖고 읽어가기 시작하면 읽는 동안 집중도와 긴장감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Image by Andre_Grunden from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피드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