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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드 Oct 01. 2020

피드백

필요한데도 달갑지 않은

마음속의 이상적인 그림, 심적 표상


세계적인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 박사는 각 분야의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연구하고 그들의 성공의 비결은 재능이 아닌 1만 시간가량의 오랜 노력이었다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것이 책『아웃라이어』에서 소개되어 유명해진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누구나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법칙이 유행하면서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론을 무조건 오래 노력하면 된다는 식으로 오해하고 있으며, 1만 시간의 법칙에서 노력한 시간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노력하는 방법과 질이라고 말합니다. 그 노력의 구체적 방법은 노력의 모델이 되는 ‘심적 표상’을 마음속에 만들고, 이것을 목표로 집중, 피드백, 수정의 과정을 거치는 의식적인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안데르스 에릭슨, 로버트 풀 『1만 시간의 재발견』 (비지니스북스, 2016)>


같은 1만 시간을 노력해도 누군가는 그 분야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들이 있다는 것에 주목한 에릭슨은 평범한 사람들과 대가의 차이는 '보다 완벽한 심적 표상 만들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심적 표상이란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그 일을 잘 하는데 필요한 모범답안, 청사진입니다.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마음속에 완벽한 연주에 관한 더욱 정교한 그림이 있다는 것이지요.


곡을 완벽하게 연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이해하고 있는 바이올린의 대가는 훌륭한 연주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각 과정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그것에 가까워지기 위해 부단히 연습해왔습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완벽한 연주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런 마음속 지도(심적 표상)가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쉽게 말해 보통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구멍투성이의 돌김과도 같은 불완전한 심적 표상을 가졌다면, 최상위 전문가들은 빈틈없이 매끈한 김과도 같은 심적 표상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관한한 모든 경우, 모든 상황에 대한 이해와 대처 방법이 정밀하게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법칙은 자신의 공부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탁월하게 잘 하는 학생은 자신이 공부하는 과목과 단원에 대해 남들보다 촘촘한 심적 표상을 갖고 있고, 현재 가진 것보다 더 완벽한 심적 표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공부합니다.『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는 이렇듯 심적 표상을 완성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식적인 연습’이라고 말합니다. 이 노력은 현재 자신이 가진 심적 표상의 부족한 빈틈을 찾아내어 메워가는 방식의 노력이며, 이 구멍들을 메워서 공부에 대해 완전한 심적 표상을 만들면 그 공부는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드백


문제는 우리가 이 심적 표상에 난 구멍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인데요, 이 구멍들을 발견하고 메우기 위해 필요한 일이 바로 피드백입니다.

피드백이란 진행된 행동이나 반응의 결과를 본인에게 알려주는 일을 말합니다. 학습에서는 배움이 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감시하고 확인하는 활동이지요. 한 마디로 맞나 틀리나 확인하는 것입니다.


내가 무언가를 바르게 하고 싶다면 먼저 틀리게 하고 있는 부분을 찾아내야 합니다. 틀린 부분,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심적 표상에 난 구멍들이고 그 문제 지점을 알아내는 일이 바로 피드백인 것입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활 연습을 100번 했다 하더라도 엉뚱한 곳에 활을 그었다면 보잉 실력은 전혀 좋아지지 않습니다. 한 번을 하더라도 바른 방법으로 하겠다는 각오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바르게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감지하기 위해 안테나를 바짝 세워야 합니다. 내 문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문제점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바르지 않은 공부나 연습 상황을 올바른 방법으로 바로잡는 일. 그것은 오직 피드백을 통해서만 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이 힘든 이유


피드백은 우리가 약한 부분, 개선하면 한 걸음 더 올라설 수 있는 부분을 말해주기에 꼭 필요한 과정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드백을 싫어합니다. 이것은 100점 시험지를 좋아하고 틀린 것이 있으면 싫어하는 우리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칭찬을 받으면 완벽하게 잘 한 것이지만 지적을 받으면 내가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되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그 섭섭한 마음에서 그칠 뿐 그것을 바로잡을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자기 성장을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은 피드백을 실패나 지적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여깁니다. 지금 당장의 점수, 남에게 보이는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를 성장시켜서 지금보다 더 나아지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피드백을 기분 좋게 맞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발전된 나의 모습을 열망하며 노력할 줄 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기에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피드백을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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