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의 블랙기업 경험담
여러분은 그런 적 있나요?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나만 이상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정상인데, 다들 비정상 같았다가 ‘아니지, 이 정도면 내가 비정상 아냐?’ 하는 생각이 들 때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여기서는 통하지 않을 때
모두가 YES 라고 하는데, 나만 NO 일 때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
저는 있어요.
고집이 세면서도 은근히 가스라이팅을 잘 당하는 저는 ‘내가 이상한 거겠지’ 하고 참고 버틴 적이 많은데 이제 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99.9퍼센트의 확률로 내가 아니라 조직이 이상한 겁니다.
탈출하세요!
사회 초년생 때라 더 뭘 모를 때이기도 하고, 요즘보다 근무환경이나 인식이 더 안 좋을 때이기도 하지만 나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같고, 가스라이팅을 하도 많이 당해서, 사회생활이 으레 그러려니 하고 넘긴 적이 많다.
이건 빙산의 일각인데, 오래전 일이라 전부 다 기억이 안 나서 이 정도임
야근을 매일 밤 10시 넘어서까지 하는 곳이었는데, 그날은 업무가 바쁘지도 않고 피곤해서 정시에 퇴근을 하겠다고 하니
“요딩씨 무슨 약속 있어?”
“오늘 어디 가?”
“무슨 일인데 지금 가려고 그래?”
“선배들 다들 일하는 거 안 보여? 혼자 어디 가려고 해? 잡일이라도 해!“
나는 결국 그날 집에 빨리 가지 못했다. 잡일도 꼭 그날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으며, 원래 맡은 업무는 선배들과 나는 아예 다른 업무였다.
연차가 없어서, 꼭 빠져야 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미리 사정사정해서 겨우 하루씩 빠졌는데, 대표가 기분 좋을 때는 돌아가면서 하루씩 쉬라고 하고, 깐깐하게 굴 때는 자세하게 사유서도 미리 써야 했다.
위의 경우는 당시 직원이 5인 미만이었다. 그런데 직원이 늘어나서 5인 이상이 되어도 연차는 없는 그대로였다. 이것도 연차가 없는 게 당연시되어서 나중에 깨달았다.
(그때 바로 못 따진 이유는 회사 자체가 ‘그걸 묻는 니가 이상하다’라는 분위기여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하루종일 혼나고 잔소리를 들었다)
나중에 다른 자료를 찾다가 발견했는데 모든 공휴일을 연차로 대체하겠다는 문서를 작성해서 팀장한테만 직원 대표로 서명을 받은 거였다. 물론 그전에 이렇게 하겠다고 협의를 하거나 통보를 받은 적도 없다.
박람회 같은 주말 행사가 몇 번 있었는데, 직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행사장 토, 일 풀 근무였다.
(위에 말했듯이 매일 야근에 연차 없는 회사다)
그렇게 일하고 주말도 근무면, 평일 하루 정도는 쉬게 해주는 게 상식인데, 그런 거 당연히 없었다.
같은 직원들한테 말해도 니가 이상하다는 분위기였다.
주말에 업무 전화나 톡은 당연한 거였다. 하루는 바빠서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이 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월요일에 상사한테 엄청 까였고, 그 업무는 사실상 주말에 전화를 받지 않아도 상관없는 거였다.
이 회사에 들어가서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없고, 연봉협상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처음에 첫 회사라 잘 몰라서 못 따진 것도 있는데, 매해 당연하게 계약서 작성도 없고, 연봉 협상이 아닌 통보도 없었다.
퇴사할 때 이 일에 대해서 얘기하자 대표는 ‘이렇게 한 줄은 몰랐다’ 담당 이사는 ‘나름 생각해 줘서 매년 조금씩 올려줬다’라고 말했다.
직원 전부가 교회를 다니는 회사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자기네는 기독교 회사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강제로 예배시간이 있었음
(나는 무교다)
정말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사수한테 얘기하니
“이거 들으면 다 요딩씨한테도 좋은 거야”
라며 강제로 참여시킴
나중에 해보니까 ‘한 시간 정도 일을 안 하니 오히려 좋은 걸?’ 생각하면서 참음...
보는 사람 속 터질까 봐 여기까지만 쓰겠다.
지금의 나라도 이때의 나를 보면
“아오 너 진짜 바보같이 왜 참아? 왜 안 따져? 왜 퇴사 안 해!”
이렇게 외칠 거 같다.
그땐 그게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가 아니고 조직이 이상한 거 맞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