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간하고나서 책을 기대 이상으로 좋게 봐주신 독자분들이 찾아와 주신다. 그 이유는 책의 모든 내용이 좋기 때문이 아니다. 420여 페이지 7만여 단어의 내용들 중에 가슴을 울리는한두문장 때문에 기꺼이 신생 초짜 작가를 한번더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다.
어떤 독자분께서는 창원에서 서울까지 KTX를 타고 올라오셔서 필사한 작품을 주고 가셨다
가죽공예가이신 한 독자님은 최고급 이태리 가죽으로 책과 어울리는 파우치를 만들어 주셨다.
책없이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독서를 사랑하시는 한 독자님은 무게가 걱정될 정도의 여러권의 책을 사오셔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사인들을 손수 받아가신다.
책을 쓸때는 모든 문장들이 멋지기를 바라고 쓰지만 그것은 욕심이자 교만이었음을 깨닫는다. 인생도 그렇다. 삶의 모든 순간이 멋지고 싶지만, 그렇지 않는 순간들이 많다. 실패, 어려움, 슬픔, 막막함, 기다림이라고 불리는 순간들이다. 도저히 멋져보이지 않은 순간들이지만 때를 만나면 그것들이 멋진 순간을 만드는 배경이자 맥락이 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지하든 인지하지 못하든, 쓰여지든 쓰여지지 않든 삶은 문장을 만들어낸다. 모든 문장에 최선은 다하되 그 중 한두 문장만 멋져도 충분하다는 위로와 격려를 예상치 못하게 받는요즘이다.삶의 모든 문장이 멋질 필요는 없다.큰 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