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컨텐츠를 만나게 되면 '스크랩'하는 습관이 있다.해당 컨텐츠의 링크를 잘 저장해둔다. 추후에 시간이 나거나 아니면 시간을 내서 꼼꼼이 읽어보겠다고. 이때 사용하는 툴들도 다양하다. 노션, 카카오톡 개인방, 삼성노트, 킵노트 등. 요새는 브런치도 이런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다시 그 링크를 클릭해서 꼼꼼이 보는 경우가 별로 없다. 과거 3개월 정도의 스크랩을 다시 읽었는지 아닌지 분석해보니 스크랩 해둔 컨텐츠를 다시 보는 경우는 20프로 수준이었다. 즉, 좋은 내용의 컨텐츠라고 시간내서 다시 잘 보겠다고 스크랩 해두고 대부분은 안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묵혀두면 나중에 읽게 되더라도 냉장고 야채실의 시들어진 채소를 억지로 요리에 써먹는 느낌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김치처럼 발효 시켜서 먹는 것이라고 애써 합리화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좀더 중요한 문제는 좋은 자료 자체를 읽는데는 시간을 쓰지 않고, 어떤 것이 좋은 자료인지 브라우징하면서 많은 시간을 쓰고, 이 과정 중에 민나게 되는 흥미위주의 컨텐츠는 막상 다 읽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브라우징 소요시간 > 흥미 컨텐츠 읽는 시간 > 좋은 컨텐츠 읽는 시간
(써넣고 보니 '수학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간단해서 민망 -.-)
이런 행동 양식을 역으로 이용한 서비스가 있는데, 최근에 알게되어 잘 읽고 있는 '롱블랙(LongBlack)'이라는 컨텐츠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그날 전달되는 컨텐츠를 그날 읽지 않으면 없어지게 되어 있다. 보통 온라인 컨텐츠는 유효기간이 없이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장점이었는데, 이 서비스는 그 유효기간을 일부러 설정한 것이다. 24시간으로.(하루안에 미처 읽지 못한 서비스는 추가로 지불을 하면 읽을 수 있게는 되어 있다.) 인간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적절한 케이스인 것 같다.
롱블랙 캡처
스크랩은 또하나의 고도화된 '미루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고 스크랩 자체를 안하자니 그 '껄적지근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행복은 내일로 이월시키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 지금 느껴야 되는 것이라는 공식이 좋은 컨텐츠를 만날 때도 적용되는 것 같다. 왠만하면 지금 바로 다 읽어내버리는 것이 최선.
혹시 팁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오픈사전에 따르면, 스크랩(scrap)은 콩글리시. 바른 영어 표현은 clipping, cutting 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