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다주고 사소한 무례함으로 이미지를 깍이는

한국인의 밑지는 매너

by 독학력 by 고요엘

한국인은 알고보면 정(情)도 많고 친절하다. 그런데 이것을 알게 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대체로 수줍고 처음부터 오픈된 자세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삘(?)받으면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은 친절을 보인다.


그런데 한국에서 살아본 외국인들은 대체로 얘기하는 것이 있다. 간혹 길을 모르고 헤맬 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기도 하는 한국 사람들의 친절에 놀라기도 하지만 지하철이든 버스든 부득이 부딫치고, 실수로 툭툭 건드려도 좀처럼 '실례한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안한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눈도 안마주치고 어물쩡 지나간다. 당신이 외국인이라서 한국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해서 미처 말을 못한 것이라고 변명하기에는 한국인인 나도 그런 상황들이 종종 겪기때문에 뭐라 할말이 없다. 여기가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다. 큰 정(情)을 주고도 작은 매너를 챙기지 못해서 전체적인 이미지에서는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다.


한국인들은 왜 좀처럼 '실례한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안할까. 한가지 드는 생각은 우리들은 이 말을 자신들의 '자존심'과 연결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 자존심이라는 것은 사실 자신의 능력, 자부심, 도덕성 등의 여러 가치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선을 그어서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분명한 것은 '실례한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우리는 자신의 부족함, 약함 혹 심지어는 도덕성과도 연계하면서 이 말들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다. 그냥 그 순간에 상대방에게 잠깐 실례를 한 것을 쿨하게 인정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 한국 사람들한테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생활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중국 사람들은 이 말들에 더 인색하다. 동북아 국가들 중에 생각해보면 오히려 일본 사람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 말들을 잘한다. 유럽 사람들보다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온갖 역사적 만행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예의바르다고 생각하는 긍정적 이미지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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