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이유보다 안되는 이유가 10배 더 쉽게 보인다

책상에서 하는 분석이 실행 고자를 만든다

by 독학력 by 고요엘

최근에 소위 분석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그룹과 사업 논의를 한 적이 있다. 며칠이 지나서 '안되는 이유들'을 수십가지 가지고 왔다. 예쁘게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정리해서. 속으로 그랬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등신들'


그걸 누가 모르나.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유튜브가 다음 동영상을 추천해주었다. 강추한다. (유튜브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나를 놀래킬때가 있다.)

- 스티브잡스는 왜 컨설팅을 극혐했나? https://youtu.be/fSWfDhGldew


어떤 새로운 일을 할때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이 쉬울까, '안되는' 이유를 찾는 것이 쉬울까.


나는 후자다. 안되는 이유를 찾는 것이 되는 이유 찾는 것보다 10배 정도 쉽다고 생각한다. 안되는 이유를 찾는데는 특별히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 왠만하면 그냥 눈에 보인다. 눈에 보이는 것을 설명하면 된다. 그런데 되는 이유를 찾는데는 머리를 많이 써야 된다. 남들이 안써본 아이디어도 생각해야 하고, 예측도 해야되고, 상상도 해야된다. 그리고 분석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발을 딛기 위해서는 '믿음'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1. 안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사람을 신중해보이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이 '착시 현상'이 여러 직업들을 유지하게 하기는 한다.ㅎㅎ) 되는 이유에 집중하는 사람은 무모해보이고 사려깊지 못한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후자가 그 조직을 먹여 살리는 사람이다.

2. 책상에서 하는 '안되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은 비용을 아끼는 것처럼 보이고, '되는 이유'를 찾기 위한 실행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신사업개발 담당자들은 구조조정때 제일 먼저 해고된다.) 그런데 전자는 기회도 발견하지 못하면서 결국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3. 돌다리도 두드리려는 분석은 먼발치에서 돌다리를 바라보면서(see) 책상에서 하는 분석이 아니다. 돌다리 앞에 까지 와서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발걸음을 내딪으면서(do) 하는 것이다.


소위 '분석(analysis)'을 업(業)으로 하는 직업들은 전통적으로 심오하고 우아해 보여왔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는 말들의 80프로 이상는 짜집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스스로 분석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분석해 놓은 결과물을 사용할 때는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그 분석을 책상에서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책상에서 분석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책상 위에서 써놓은 '안되는 이유'들에 관한 글들만 짜집기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분석을 할려면 에너지의 20%를 '안되는 이유'를 분석하는데 쓰고, 나머지 80%를 '되는 이유'를 분석하는데 써야된다. 그리고 '되는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나가서 실험을 해볼 수 밖에 없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소위 '분석' 잘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필요는 있지만, 누구나 아는 '안되는 이유'를 특별한 것처럼 분석하고 훈수두는 사람들의 말을 믿고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 자신의 길의 주체로서 '진짜 분석'을 하고 결정을 내릴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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