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지 않거나 천천히 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중요한 것을 '나중'의 시간으로 미루는 것을 말한다. 요며칠 바쁜 시간들 속에서 내가 과연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막연한 혼란과 불안을 가지고 살고 있다. 나의 상황을 어떻게 하면 진단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결국은 내가 현재 일들을 어떤 순서로 처리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순서(order)'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시간을 담는 그릇에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담아야 한다. 덜 중요한 것들이 담기면 정작 중요한 것들이 다 담기지 못하는 상황들이 온다.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을 내서 꼼꼼히 하겠다는 것은 거의 변명에 가깝다. 중요한 일을 하는 것에는 때로 부담과 두려움이 따른다. 그 부담과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그 일을 나중으로 미룬다. 더 잘해보겠다는 합리화를 가지고.
그 순서를 회복하기 위해 이 저녁에는 15분씩 타이머를 맞추어 놓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순서대로 일을 했다. 내일도 이 순서대로 일을 처리해야 할텐데 말이다. 중요한 일일수록 가장 먼저 해야 한다. 완성도는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그 일에 먼저 시간을 담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