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걷기

"차라리 몸이 힘든 게 낫죠"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3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다. 순례길을 걸으며 이렇게 빠르게, 또 쉬지 않고 걸었던 적이 없다. 화라는 감정이 얼마나 크면 그것을 삭히기 위해 이렇게 무모하게 걸었을까?


오늘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생각도 하기 싫을 만큼 힘든 감정이 올라왔고 모든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체력은 방전됐고 다리는 절룩이는데 끝이 안 보이는 길에서 다리를 질질 끌며 걷는 내가 싫었다.


억지로 힘을 짜내 걷다 몇 번이고 넘어질 뻔한 내 모습이 안쓰러웠다. 내 삶이 그래 보였다. 몸을 힘들게 했더니 마음은 편해졌다. 감정도 소모될 때까지 써버리면 편안해질까?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