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길을 찾았어

"커다랗고 묵묵한 위로"

순례길을 걷기 시작한 지 14일째다. 비로소 내가 나만의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길에 나를 내맡기니 길 안에서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계속 한국과 비교하며 몸은 이곳에 있지만 생각은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순례길에 스며들었다.


2주 동안 관찰한 내 모습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나는 낯선 사람과 함께, 오래 있는 걸 불편해한다. 간단한 인사는 기쁘게 할 수 있지만, 나의 편안한 모습까지 다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걷기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30분 걷고 쉬는 것이 나의 속도인 줄 알았는데, 나만의 호흡으로 걷다 보면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급하게 가려고 하거나, 마음이 신경 쓸 일이 생기면 하루 한 걸음도 걷기 힘들다. 심한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은 여전히 힘들기는 하지만 내 속도로 걸으면 괜찮다. 진짜 잘 운다. 햇살이 좋아서 울고, 따뜻해서 울고, 날이 흐려서 운다. 난 눈물을 좋아하는 울보다! 좋은 건 해도 해도 좋다.


이제야 내가 조금씩 누군지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