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을 존중하기

"저 사람은 왜 저래?"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은 조금 더 쉽고, 즐겁고, 잘 견뎌낼 수 있다고 배웠다. 그런데 순례길에서는 함께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배운다. 누구 하나 먼저 "같이 걷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함께 걷자”라는 말은 모두 같지 않은 각자의 걸음 속도, 각자의 시간, 각자의 식습관, 각자의 취향, 각자의 고통, 각자의 행복 등 수많은 것을 이해한다는 뜻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서 길을 걷다 우연히 함께 걷는 순례자를 만나는 날은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는 너무 달라서 함께하기 쉽지 않은데 셀 수 없는 수만 가지의 중 하나가 맞아서 잠깐이라도 함께 걸을 수 있구나' 그게 좋아하는 커피 취향이던, 각자의 발걸음이던, 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던 얼마나 뜻밖의 인연이고 감사한 일일까? 그렇지 않으면 함께 걷는 순간은 어쩌면 혼자 있는 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한 명만 맞춰주려고 노력하거나, 서로 억지로 맞춰 걷거나 말이다.


순례자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존중하며 걷는다. 다른 순례자가 느린 걸음으로 걷던, 자전거를 타고 걷던, 중간에 택시를 타던, 오늘은 걷지 않던, 뛰어서 걷던 어느 누구도 “저 사람 왜 저래?”, “왜 그랬데?”, “이상하다”하는 사람이 없다. 참 신기했다. 그렇게 "나는 이런데 저 사람은 왜 저러지?"라는 틀을 내려놓게 되고, '나'를 내려놓게 된다. 아이러니하다. 나를 찾아 떠나온 길에서 나를 내려놓게 된다.


우린 모두 다른 이유로 이 길을 걸으러 온 것을 알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한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순례길이 삶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머리를 스친다.